믿었던 수출 ‘날개’ 꺾이나

  • 입력 2006년 2월 28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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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의 증가세가 급격히 꺾이면서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계절적으로 들쭉날쭉한 요인을 제거한 ‘계절조정 경상수지’는 2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월 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는 1억3630만 달러로 지난해 12월(약 5억4000만 달러)보다 74.8% 감소했다.

이처럼 경상수지가 악화된 것은 지난달 설 연휴로 인해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풀이했다. 2005년에는 2월에 들어 있었던 설 연휴가 올해는 1월에 들어 있어 수출일수가 줄어들었다는 것.

지난해 1월 18.3%였던 수출 증가율(통관 기준)은 지난달 3.8%로 급감했다.

그러나 수입은 설 연휴에도 불구하고 급증세를 이어가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대폭 감소했다.

더욱이 방학 및 겨울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확대됐다. 일반 여행과 유학·연수를 포함하는 여행수지 적자는 12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8월(11억 달러)의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한은이 새로 발표한 계절조정 경상수지는 5억7360만 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계절조정 경상수지 적자는 2003년 3월(11억5000만 달러) 이후 처음이다.

계절조정 경상수지는 겨울에 원유 수입이 늘거나 여름휴가 때 해외여행자가 많아지는 것처럼 계절에 따른 특성과 변화를 감안해 통계적으로 조정한 경상수지를 말한다.

예컨대 7, 8월에 집중되는 여행수지 적자를 다른 달로 분산시키는 것으로 계절 요인이 많이 작용하는 통계는 실제 수치가 높은 달에는 계절조정을 하면 줄어들고, 낮은 달은 계절조정 후에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1월 경상수지가 소폭 흑자를 냈지만 계절조정 뒤 적자로 돌아선 데는 해외 배당금 등 ‘투자소득 지급’이 실제보다 크게 반영된 측면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연간 지급액의 절반 이상이 3, 4월에 몰리는 투자소득 지급 중 일부를 통계적으로 1월에 나눠 반영한 결과 1월 소득수지는 계절조정 전 5억7000만 달러 흑자였지만 조정 후에는 흑자 규모가 5000만 달러로 크게 줄었다.

한은은 “계절에 따른 변화를 고려해야 국제수지의 본질적인 흐름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올해부터 계절조정 경상수지를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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