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 ‘코스닥 엑소더스’?

  • 입력 2006년 2월 18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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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시장에서 사상 최장기간 매도우위를 보였다.

17일 기관투자가는 코스닥시장에서 129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매도 금액에서 매수 금액을 뺀 것)했다.

거래일 기준으로 23일 연속 주식을 팔아 치운 것. 이는 종전 연속 순매도 기록인 22일(2003년 3월 24일∼4월 22일)보다 하루 많다.

순매도 규모도 만만치 않다. 기관들은 23일 동안 6487억 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이는 종전 기록인 22일 동안 매도했던 금액(1609억 원)의 4배나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관들이 펀드 수익률을 관리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코스닥 주식을 파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중소형주 돌풍이 불 때 기관들도 앞 다퉈 코스닥 주식을 사들였다. 하지만 최근 코스닥시장이 급락하자 펀드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서둘러 코스닥 종목을 팔고 있다는 것. 기관이 주식을 파니까 주가는 더 떨어지고 이 때문에 기관이 다시 주식을 파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매도 공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가 관심거리다.

최근 들어 기관의 순매도 규모가 하루 평균 200억 원 이하로 줄면서 강도는 약해졌다. 하지만 기관이 순매도 행진을 멈추고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시점으로 보면 기관의 매도가 끝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요즘같이 침체된 증시 분위기에서는 기관이 적극 주식을 사들이는 것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닥지수는 외국인투자가의 주식 매수 덕분에 전날보다 4.70포인트 오른 649.75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도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18.41포인트 오른 1,332.73으로 장을 마쳤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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