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집중 보도블록 교체 10건 중 3건 ‘예산 털어내기’

  • 입력 2005년 12월 28일 03시 01분


연말에 집중되는 보도블록 교체 공사 10건 중 3건은 지방자치단체가 남는 예산을 연내에 다 쓰기 위해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예산처가 27일 밝힌 ‘보도블록 공사 예산낭비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11월 24일∼12월 16일 예산낭비 사례로 신고된 전국 45건의 보도블록 공사 가운데 13건(29%)이 불필요한 공사였다.

보도블록 교체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없어 지자체가 연말에 돈이 남으면 공사를 하고 없으면 안 하는 식으로 진행한다는 것.

예산처 양충모 예산낭비대응팀장은 “구청에선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하지만 실제 현장에 가보면 굳이 새 블록을 깔 필요가 없어 보이는 곳이 많다”고 비판했다.

예를 들어 A지자체는 올 7∼9월 도심에 있는 시장의 도로를 포장하는 공사를 했다. 이 지자체는 공사가 끝난 직후인 이달에 2700만 원을 들여 같은 도로를 다시 포장했다. A지자체는 도로가 지열을 흡수하려면 재시공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B지자체는 최근 ‘응급복구비’ 명목의 예산 1900만 원을 들여 횡단보도 블록을 바꿨다. 당초 도로 보수 계획에는 없던 공사지만 주민 숙원사업이라며 10월 말 공사계획을 짜고 11월 말 완공했다.

예산처는 보도블록 교체 공사 분야를 2006년 예산 낭비 방지 중점 개선과제로 선정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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