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 64개, 중국 774개 ‘세계 1위 품목’

동아일보 입력 2005-11-04 03:05수정 2009-10-0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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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세계시장에서 한국이 1위인 품목이 1993년 96개에서 지난해 64개로 줄었다고 밝혔다. 중국은 322개에서 774개로 급증했다. 앞으로도 중국은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세계 1위 품목을 계속 늘려 나갈 전망이다. 일본은 506개에서 296개로 줄었다고 하지만 원천기술과 첨단기술을 무기로 수출의 질적 경쟁력을 계속 높여 나갈 것이다.

한국은 품목 수 감소와 함께 핵심 품목마저 중국 등 후발국들의 맹추격과 일본 등 선진국들의 첨단제품 사이에 끼여 위기를 맞고 있다. 섬유류 완구 등 노동집약적 제품을 싹쓸이한 중국은 최근에는 전기전자와 철강금속 등 자본·기술집약적 제품까지 무서운 기세로 추월하고 있다. 세계 1위의 전기전자제품은 한국이 2000년 8개에서 지난해 6개로 줄어든 반면, 중국은 22개에서 66개로 늘었다.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려면 유효한 투자를 늘려야 하지만 현실은 어둡다. 수출 업종마저 국내 투자를 기피하면서 생산능력과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게 대한상공회의소의 분석이다. 2000∼2004년 한국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0.3%에 그쳤다. 올 8, 9월에는 잇따라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의 올 상반기 고정자산투자는 25%나 증가했다. 일본의 2분기 제조업 설비투자 증가율도 19.8%에 달했다. 이러니 한국은 지금의 1등 제품도 지키기 어렵다.

우리의 수출 실적이 세계경제 호황에 힘입어 3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라지만 수출채산성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투자 부진에다 교역조건 악화가 겹친 탓이다. 성장의 70%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에서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경제의 앞날을 기약할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전국 가구의 실질소득은 3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0.2% 감소했다. 저성장 속에서 국민의 세금부담이 28.2%나 증가하는 등 세금과 국민연금, 사회보험료 등 비(非)소비 지출이 10% 이상 늘어났으니 이상할 것도 없다.

투자 여력이 큰 수출 업종을 중심으로 규제완화 등 투자 유인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또다시 강조하기도 지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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