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의 난코스’ 옷 살 때 알아 두어야 할 몇 가지

  • 입력 2005년 10월 3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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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둘을 키우며 프리랜서로 출판물 편집 일을 하는 주부 강모(38·서울 노원구 상계동)씨는 주로 인터넷에서 쇼핑한다. 그러나 얼마 전 바지를 주문해 입어 보고는 아주 실망했다.

“2만 원짜리 시장 제품이었는데 값이 저렴하고 젊어 보이는 스타일인 데다 다른 구매자들의 상품 평도 괜찮아 구입했죠. 그런데 막상 입어 보니 분명 내가 입는 사이즈(66)인데 살집 붙은 엉덩이에 비해 바지 밑위가 너무 짧아 민망해서 도저히 입을 수가 없었어요.”

강 씨는 반품이나 교환도 생각해 봤지만 귀찮기도 하거니와 배송비만 물을 것 같아 결국 이웃 주부에게 바지를 주고 말았다.

저렴하고 다양하며 발품 팔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에 각광 받고 있는 인터넷 쇼핑에서 최고의 ‘난코스’로 꼽히는 것이 의류 구입이다.

한국광고단체연합회와 한국인터넷마케팅협회가 8월 누리꾼(네티즌) 1만7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쇼핑의 주 고객층은 20, 30대 여성. 쇼핑을 많이 하는 제품은 의류(56%), 도서 및 음반류(43%), 디지털기기(36%) 순일 정도로 의류 구매 비율이 높다.

그러나 많은 주부가 다른 생활용품은 인터넷 구입을 즐기지만 의류만큼은 썩 내켜 하지 않는다. 옷을 샀다가 실패한 경험이 수없이 많기 때문.

○ 프리사이즈=믿지마 사이즈

가장 흔한 실패의 유형은 강 씨와 같은 사이즈의 차이. 출산 후 살이 붙어 엉덩이나 어깨가 ‘건장해진’ 주부의 55나 66 사이즈는 미혼여성의 55나 66 사이즈와 다르다.

게다가 동대문시장으로 대변되는 시장 제품의 경우 사이즈가 들쭉날쭉해 그렇지 않아도 ‘축복 받은’ 몸매 때문에 옷 사기 어려운 주부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인터넷에서 흔한 ‘프리사이즈’는 주부들에게는 ‘공포의 사이즈’다. 대개의 경우 안 맞지만 간혹 맞기도 한 알쏭달쏭한 사이즈여서 일단 피하게 된다.

지난 여름 인터넷에서 한창 유행한 비키니 수영복을 구입하려던 주부 배모(33·서울 마포구 현석동) 씨도 프리사이즈 때문에 애를 먹었다.

“디자인이 예뻐서 주문하려고 사이즈를 보면 프리사이즈로 표기된 것이 많아 손바닥만 한수영 팬티가 내 엉덩이에 걸쳐지기나 할는지 가늠이 되지 않더군요.”

○ 싸다고 덜컥 샀다가 버리기 일쑤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제품 사진과 실제 제품의 색상이나 질감이 다른 경우도 많다.

주부 서모(27·서울 송파구 오금동) 씨는 “지금까지 열 번가량 옷을 구입했지만 사이즈도 그렇고 색상이나 질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 만족했던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사진발’에 속지 말자는 상식이 확산되며 오프라인 아이쇼핑을 먼저하고 인터넷에서 구입하는 똑똑한 쇼핑족도 늘고 있지만 아이 딸린 주부가 오프라인 매장을 뒤진 다음 온라인으로 구입하기란 쉽지 않다.

알뜰 주부일수록 인터넷에서 ‘염가의 함정’에 빠지기도 한다. 몇 천 원짜리 옷을 싼 맛에 자주 사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지출은 크고 정작 쓸 만한 물건은 못 건진다. 이 때문에 이들의 마음을 잘 읽어 주는 사이트에는 주부들이 몰린다.

한 인기 사이트 운영자는 “20, 30대 커리어우먼을 대상으로 삼았는데 점잖은 옷을 선호하는 주부들의 호응이 의외로 높다”며 “인터넷 의류 구입이 어려운 주부들을 위해 상세한 정보를 올려놓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경아 사외기자 kapark0508@hotmail.com

▼하지형 패션몰 대표의 조언▼

인터넷 사이트 야후 소호쇼핑몰 입점 4개월 만에 착용 후기만 게시판에 400건이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여성패션몰 ‘보니보니’ 대표 하지형(사진) 씨.

아이를 키우며 이곳을 운영하는 하 씨는 “인터넷에서 옷을 살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의 사이즈를 정확하게 알아 두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같은 66 사이즈라도 ‘날씬 66’ ‘통통 66’ ‘66 정사이즈’로 조금씩 차이가 난다. 옷을 사기 전 한 번만이라도 자신의 몸 사이즈를 제대로 재어 둔다. 아이를 낳고 발 사이즈가 달라져 의외로 자신의 신발 사이즈를 정확히 모르는 경우도 있다.

△옷의 사이즈와 관련해 참고할 만한 고객 후기도 없다면 반드시 업체에 정확한 사이즈를 문의한다. 특히 니트류의 경우 주부들은 어깨나 배에 살이 많기 때문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옷만 펼쳐 놓거나 마네킹에 입힌 사진을 올려놓은 사이트보다는 직접 사람이 입고 찍은 사진 중에서 고르는 것이 실패 확률을 줄인다. 옷의 각 부분을 클로즈업한 사진이 많은 제품이 좋다.

△공인기관 인증마크를 받은 사이트인지 확인하는 것은 기본. 제품이 자주 업데이트되는 곳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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