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GM계열사 후지중공업 지분 인수

  • 입력 2005년 10월 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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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자동차 판매대수 세계 1, 2위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전략이 최근 확연히 갈리고 있다.

그동안 업계의 황제로 군림해온 GM은 판매부진이 이어져도 뚜렷한 타개책을 찾을 수 없자 계열사 매각과 감원 계획 등으로 몸집을 줄이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반면 고연비, 친환경 기술 등을 무기삼아 미국과 유럽 시장을 잠식해 온 도요타는 2년 연속 순이익 1조 엔(약 10조 원)을 기록하는 돈 풍년 속에 거꾸로 ‘외연의 확대’로 나아가고 있다.

6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는 12일 GM 계열사인 후지중공업의 지분 8.7%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될 전망이다. 인수대금은 약 354억 엔(약 3540억 원).

경영 부진으로 현금이 필요한 GM이 후지중공업 지분 20.1% 가운데 일부는 도요타에 넘기고 나머지는 증시를 통해 모두 처분하기로 한 것. 전륜 구동차 중심의 후지중공업은 원래 닛산자동차 계열이었으나 2000년 GM 산하로 넘어갔다. 종업원 2만7000여 명에 2004년도 매출액은 1조4000억 엔(약 14조 원).

도요타는 최근 수년간 연간 판매대수를 50만 대씩 늘려 오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2007년에는 GM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등극할 전망이다. 고유가 행진조차 도요타의 호재가 되고 있다. 연비가 좋은 도요타 차를 소비자가 선호하고 있기 때문. 올해 1∼9월 미국 내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8%나 늘었다.

반면 GM은 올 2분기(4∼6월) 결산 결과 2억8600만 달러(약 325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 4분기(10∼12월) 이래 세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러다 GM이 파산신청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조차 나돌 정도다.

GM은 미국 내 공장 몇 곳을 폐쇄해 2008년까지 미국 내 종업원의 4분의 1가량인 2만5000명을 줄일 것이라고 6월에 밝힌 바 있다. GM의 이런 속사정 때문에 미국의 자동차업계는 이번 후지중공업 주식 처분 조치를 ‘GM 해체의 첫걸음’으로 보기도 한다.

GM과 도요타자동차 비교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자동차
1908년창립1937년
899만 대(세계 1위)2004년 판매대수740만 대(세계 2위)
1935억 달러(약 22조 엔)2004년 매출18조5515억 엔
31만7000여 명 종업원26만5700여 명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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