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경영인’ 신헌철 SK사장 “달리기는 행복 바이러스”

  • 입력 2005년 9월 23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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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임직원들과 나란히 환한 표정으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는 신헌철 SK㈜ 사장(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 제공 SK㈜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임직원들과 나란히 환한 표정으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는 신헌철 SK㈜ 사장(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 제공 SK㈜
“우리의 달리기가 행복 바이러스가 돼 온 사회에 퍼지면 좋겠습니다.”

SK㈜ 임직원 1000여 명은 23일부터 한 달간 서울에서 울산 공장까지 500km를 이어 달린다. 지난해 신헌철(60) 사장이 제안해 열린 ‘국토종단 이어달리기’가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것.

신 사장은 ‘마라톤 경영인’으로 유명하다. 1998년 갑자기 무릎이 아프기 시작한 그는 골프 라운드 중 걷기도 힘들어 퍼터를 거꾸로 세워 지팡이로 삼아야 했을 정도였다.

이때 그를 구한 것이 마라톤이다.

“관절염에 좋다는 온갖 약을 먹어 봐도 효과가 없었는데 주변의 권유로 마라톤을 시작한 후부터는 신기하게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이후 신 사장은 2001년부터 풀코스만 8차례를 뛸 정도로 마라톤에 빠져들었다. 개인 최고 기록은 올해 3월 13일 서울국제마라톤(광화문∼잠실주경기장)에서 기록한 4시간 3분 42초.

그런데 그는 혼자만의 마라톤에 만족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마라톤을 하면서 사회 공헌을 할 수는 없을까 궁리했고 ‘완주를 걸고 기금을 모아 보자’고 결심했다.

지인들에게서 일정 금액을 후원받고 자신의 돈도 보탰다. 올해 서울국제마라톤에는 임직원들이 대거 동참하고 회사에서도 ‘매칭펀드’를 내놓아 1억800여만 원의 후원금을 모으기도 했다. 사내 30여 개 봉사 동아리는 이 후원금을 가지고 각각의 후원 단체를 찾았다.

국토종단 이어달리기도 신 사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그는 “임직원이 단합하고 사회 공헌을 하는 데는 달리기가 최고”라며 “올해는 모은 성금을 독도수비대에도 지원해 SK 임직원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500여 명이 참여했던 이어달리기에는 올해 1000여 명이 참가한다. 23일 오후 신 사장과 임직원들은 서울 반포대교 남단에서 출발해 대전 SK기술원을 거쳐 울산 공장까지 500km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참가자들은 팀별로 구간을 나눠 이어 달리며 개인별로 짧게는 10km 정도를 뛸 예정이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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