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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9월 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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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는 대책 발표 직후인 낮 12시부터 1시간 동안 8포인트가량 빠지기도 했지만 이후 하락폭을 회복해 결국 전날보다 10.72포인트(1.00%) 오른 1,083.33으로 장을 마쳤다.
증시의 이 같은 반응은 이번 대책의 주요 내용이 대부분 미리 알려진 이유도 있지만 부동산 정책이 증시에 미치는 단기 영향을 가늠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부동산대책이 증시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서서히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우세하다.
○ 엇갈리는 단기 전망
이번 대책이 증시에 미치는 단기 전망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린다.
굿모닝신한증권은 “강도 높은 부동산대책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는 등 자산시장의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이는 증시에 단기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렇지 않아도 위축된 소비가 부동산 관련 세금 증가로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은 “세 부담 증가가 소비심리 위축을 가져올 수 있어 부동산대책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중립 이하’로 판단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적립식 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이 무산돼 시중 부동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일 계기가 하나 없어졌다는 점도 부정적이라는 평가.
하지만 이미 악재는 주가에 반영됐고, 오히려 불확실성 한 가지가 제거됐다는 점에서 부동산대책 발표가 증시에 긍정적이라는 전망도 있다.
삼성증권 홍기석 연구원은 “부동산 가격 하락과 소비 위축이 걱정할 정도로 극단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걷은 세금을 다시 지출한다면 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도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주식투자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것은 이번 대책으로 부동산의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진 반면 주식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올랐다는 점.
물론 부동산과 주식의 투자자금 성격이 달라 당장은 부동산에서 빠진 돈이 증시로 넘어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주식의 가치가 더 높아지면서 부동산에 치중돼 있던 투자 행태가 주식 위주로 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매년 안정적인 배당을 통해 주가 안정성을 높인 종목은 부동산의 대체 자산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자금은 안정성을 선호하기 때문에 결국 이 자금이 증시에 유입된다면 비슷한 성격의 종목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증시에서는 단기 주가 변동이 심한 성장주보다 풍부한 자산과 안정적인 이익으로 꾸준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가치주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이번 대책 발표로 부동산 자금이 당장 증시에 유입되지는 않겠지만 시중 부동자금을 증시로 유인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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