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고위 공무원-법조인 등 거물급 영입…스카우트비 화제

  • 입력 2005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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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제시한 금액을 전해 듣고 바로 포기했습니다. 우리 그룹으로선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큰돈이었죠.” 올해 초 유력 법조인을 놓고 삼성과 스카우트 경쟁을 벌이던 한 대기업 인사담당 간부는 “삼성은 꼭 스카우트해야 할 사람을 찍으면 돈을 아끼는 법이 없더라”고 귀띔했다. 재계에선 삼성의 핵심 인재 스카우트 비용이 샐러리맨으로선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는 얘기가 나돈다. 하지만 정확한 스카우트 비용과 연봉이 얼마인지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 S급 인재는 ‘이적료’ 주고 영입

삼성이 꼽는 외부 인재 중 최상위 그룹인 S(Super)급은 각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졌다고 평가되는 핵심 인재. 이들은 최소한 임원급으로 영입된다. 주로 고위 공무원이나 법조인 출신이 이 범주에 포함된다.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이나 재무팀에서 핵심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다.

삼성 구조조정본부의 한 임원은 “고위 공무원이나 명망 있는 법조인을 영입하는 스카우트 비용은 그때그때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고위 공무원이라면 그동안 어떤 업무를 담당했고 인적 네트워킹이 얼마나 충실한가에 따라서 몸값이 달라진다.

구조본 관계자는 “부장급 이하 실무 직원은 헤드헌터 업체를 통해 스카우트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삼고초려(三顧草廬)를 해서라도 모셔야 할 인재는 구조본 고위 간부들이 직접 나서기도 한다”고 전했다.

○ 스카우트 유혹받는 인재들

경제 부처의 한 고위 공무원은 “삼성 인사로부터 ‘같이 일하자’는 제의가 왔지만 거절했다”면서 “핵심 보직에 있거나 능력이 탁월한 공무원은 삼성의 스카우트 유혹을 받는 일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이 법무팀을 강화하기로 한 뒤 법조계도 들썩거린다. 재계의 한 임원은 “삼성이 판검사 출신 수십 명과 접촉한다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스카우트 비용과 연봉은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다. 외국계 회사처럼 ‘비밀조항’이 삼성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룹 안팎에서 대략 짐작하는 얘기만 나돈다. ‘거물’은 10억 원 단위를 넘어설 때도 있다고 한다.

삼성 계열사의 한 임원은 “이건희(李健熙) 회장은 유능한 인재를 발탁하는 데 돈을 아끼지 말라고 독려한다”면서 “스카우트 비용은 수천만 원부터 수십억 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귀띔했다.

○ 거액 스카우트 비용의 양면성

삼성이 높은 몸값을 주면서 핵심 인재를 스카우트 하는 데 대해 재계의 평가가 곱지만은 않다.

물론 능력이 있는 사람은 한꺼번에 거액을 쥘 수 있다는 꿈을 심어 준다는 긍정론도 있다. 하지만 돈으로 인재를 ‘싹쓸이’한다는 비판 또한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샐러리맨에게 고액 연봉을 주면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신입사원 때부터 삼성으로 몰려오게 돼 회사는 중장기적으로 인재 확보에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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