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등급기준 완화 논란…농림부 “기준 너무 엄격”

  • 입력 2005년 8월 11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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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의 품질에 따라 등급을 매기는 기준이 도입 1년 7개월여 만에 완화된다.

농림부는 지난해 1월 농림부 장관 고시로 포장양곡 표시제를 시행했으나 등급 기준이 너무 엄격하다는 생산자와 가공업자의 의견을 감안해 이달 중순부터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현재 쌀 등급은 특, 상, 보통 등 3등급으로 나뉜다. 특 등급 쌀로 표기하려면 포장된 쌀 가운데 벌레 먹은 쌀(피해립)의 비율이 0.2% 이하, 덜 익은 쌀(분상질립)의 비율이 1% 이하여야 한다. 이물질은 전혀 없어야 한다.

농림부 정병학(丁炳學) 농가소득안정추진단장은 “중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품질 기준이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등급 표기가 의무 사항이 아닌 만큼 가공업자 등의 자율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쌀 시장 개방을 앞두고 있어 국산 쌀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데 품질 기준을 오히려 완화하는 조치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황선옥(黃善玉) 이사는 “등급 표기를 의무화하지 않으면 가공업자들이 등급을 표기하지 않거나 허위 표기하는 일을 막기 어렵다”며 “9, 10월경 시장조사를 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등급 표기 의무화를 다시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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