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김윤규씨 대표이사직 해임방침

  • 입력 2005년 8월 9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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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은 금강산 관광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개인 비리를 저지른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부회장을 현대아산 대표이사에서 해임할 방침이다.

또 정부 고위 당국자들도 국가정보원을 통해 김 부회장의 개인 비리 사실과 구체적인 내용을 이미 파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금강산 관광사업에 정부 예산이 지원된 만큼 현대라는 개별 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8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정은(玄貞恩) 그룹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상선 사옥에서 열린 그룹 고위 임원회의에서 “김 부회장 개인에게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이 사실인 만큼 추가 확인을 거쳐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또 “김 부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더라도 부회장직은 유지시켜 대북(對北)사업에 일정한 역할을 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그룹 고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자진 사퇴해 줬으면 하는 것이 현 회장이나 그룹의 솔직한 심정”이라며 “다만 현 회장은 김 부회장이 명예롭게 물러날 기회를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이날 출근했다가 곧 회사에서 나간 뒤 외부와 연락을 끊고 사퇴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한 측근은 “김 부회장은 ‘회사 내 반대파의 음모’라며 반발하고 있다”며 “그러나 현 회장이 (해임) 결정을 내리면 따르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지난달 말 국정원을 통해 현대그룹의 내부 감사 보고서를 입수했다”면서 “정부 내 대북사업에 간여하는 고위 관계자들은 이런 내용을 보고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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