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다-미수금증가에 실적쇼크까지…‘힘에 부친 코스닥’

  • 입력 2005년 8월 5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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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4일 코스닥지수는 전날에 비해 7.92포인트 떨어진 524.63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9일 이후 5일 연속 떨어진 것.

거래소 종목의 지수인 종합주가지수가 이틀간 조정을 받기는 했지만 역사상 최고점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불타는 코스닥이라는 뜻으로 ‘여의도 불닥’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코스닥 시장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위원은 “코스닥 시장은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나 수급 모두에서 좋지 않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한 만큼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 개미 투자자가 많아 수급이 불안

코스닥 시장이 흔들리는 가장 큰 이유는 수요와 공급 구조.

거래대금을 기준으로 볼 때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코스닥 시장이 94%, 거래소 시장이 60%다.

적립식 펀드를 흡수한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가들은 개인투자자들처럼 짧은 시간에 주식을 샀다 팔았다를 되풀이하지 않는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은 상대적으로 변동 폭이 크고 불안하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들이 최근 코스닥 시장을 외면하는 가운데 개인들만 수익률 게임에 치중하고 있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급등 종목에 대해선 단기 차익 실현을 권했다.

공급 측면에서도 코스닥 시장은 거래소 시장에 비해 상황이 좋지 않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신규 공모는 거래소 시장에서 금호타이어를 포함해 3건, 1조3822억 원에 그쳤다. 반면 거래소 시장에 비해 시가총액이 10분의 1도 안 되는 코스닥 시장에서는 36건, 1조9998억 원에 달했다.

대신증권 김동욱 연구원은 “신규 공모 외에 최근 코스닥 시장의 증자 물량과 전환사채 전환 물량, 신주인수권부사채 행사 물량 등도 급증해 수급 불균형은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인이 증권회사에서 빌린 돈으로 주식을 산 뒤 갚지 않고 있는 미수금도 점점 늘고 있어 코스닥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주가가 올라가는 국면에서는 미수금 증가가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약세로 반전할 경우 미수금은 조정의 폭을 깊게 할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 실적도 실망스러워

최근 코스닥지수 하락을 주도하는 종목은 주성엔지니어링, 웹젠 등 그동안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큰 종목들이었다.

특히 거래소 시장이 2분기(4∼6월) 실적 고비를 무난히 넘긴 데 반해 코스닥 시장은 8월 초·중순 본격적인 실적발표 시즌에 진입하면서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대우증권 신동민 선임연구원은 “업종 대표주들의 어닝 쇼크로 불거진 실적에 대한 우려가 다른 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실적 시즌 여파가 지속되는 이달 중순까지는 조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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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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