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기업 10 이렇게 뚫는다]<9>GS칼텍스

  • 입력 2005년 8월 4일 03시 11분


코멘트
GS칼텍스의 당차고 패기만만한 신입사원 김서희 임형준 씨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 앞의 GS칼텍스 주유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GS칼텍스
GS칼텍스의 당차고 패기만만한 신입사원 김서희 임형준 씨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 앞의 GS칼텍스 주유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GS칼텍스
《GS칼텍스의 신입사원 김서희(25) 임형준(28) 씨. 이들을 만나는 순간 ‘당차다’는 느낌이 팍팍 왔다. 그야말로 패기와 자신감으로 가득 찬 새내기들이었다. 꿈도 야무지고 독특했다. 김 씨는 주유소 사장이 되는 게 소원이고 임 씨는 ‘에너지 산업 혁명가’를 꿈꾸고 있다. 톡톡 튀는 2명의 신입사원이 털어놓는 ‘GS칼텍스 입사하기까지’를 들어봤다.》

○ 석유 냄새가 좋아

“어렸을 때부터 주유소를 보면 기분이 좋아졌어요. 힘이 느껴졌거든요. 석유도 좋아했어요. 차에 기름을 넣으면 가슴 뿌듯해서 밥 안 먹어도 됐을 정도예요.”

석유를 좋아한다는 여성은 처음 만나 봤다. 주유소와 휘발유 얘기가 나오자 눈빛이 초롱초롱 빛났다.

김 씨의 경력 역시 독특하다. 이화여대 영문과 1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0년 슈퍼모델선발대회에 나가 3위로 입상했다. 176cm의 큰 키를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찾다가 슈퍼모델대회에 나갔다고.

SBS TV에서 주부교양정보프로그램 MC도 해봤고 아프리카 오지(奧地) 대탐험 리포터도 경험했다. 하지만 연예인 생활은 그에게 안 맞았다.

“휴학하고 모델 활동을 해보니 불규칙적인 삶이 나하고 영 안 맞았어요. 전 정기적으로 월급을 받는 회사원이 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3학년 2학기부터는 학업에만 신경 썼죠.”

하지만 모델 활동으로 배운 것도 많단다. 남들처럼 영어학원 다닌 것보다 또 다른 세상에서 견문을 넓힌 것은 자신의 인생에서 커다란 득이 됐다고.

GS칼텍스에서는 김 씨처럼 특이 경력자에게는 1차 서류 전형 통과의 혜택을 준다. 물론 1차 이후의 채용 전형에서는 남들과 똑같은 경쟁을 거친다.

올해 GS그룹 출범식에서 허창수(許昌秀) 그룹회장으로부터 신입사원을 대표해 기념배지까지 받은 김 씨는 “원하던 곳에 합격해 회사생활이 아주 만족스럽다”고 했다.

법인기획팀에서 그가 하는 일은 일반산업체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영업 전략과 기획 업무.

김 씨는 나중에 GS칼텍스 직영 주유소 사장이 되고 싶단다.

○ 에너지 산업 혁명가를 꿈꾼다

영업전략팀에서 고급 휘발유와 셀프 주유소 마케팅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임형준 씨.

임 씨는 만나자마자 GS칼텍스에 입사하기 위해 자신이 대학 다닐 때 준비했던 과정을 줄줄 설명했다.

“우선 화학공학과 경제학 복수전공(고려대)을 했고요.”

“다음으로 삼성전자 대학생 마케팅그룹, 경제학 커뮤니티 활동 등 다양한 외부 활동을 했습니다.”

“인성개발도 소홀히 하지 않았죠. 여러 단체의 대표로 활동하면서 리더십을 쌓았습니다.”

GS칼텍스를 택한 이유를 묻자 “경쟁사들에 비해 자유로운 근무환경”을 들었다.

“구직자들 사이에는 회사에 대한 정보가 많이 있거든요. GS칼텍스는 외국기업 합작회사라 그런지 권위적이지 않고 자유로운 근무환경을 갖고 있다는 얘기가 많았습니다. 실제 들어와 일해 보니 소문대로더군요.”

포부를 물었다. “미래의 에너지 산업을 이끌어 나가고 싶습니다. 산업 전략가로 말이죠.”

과연 전략가다운 구상이 있는지 질문 하나를 던졌다.

“고급 휘발유 소비가 많아지고 있는데 앞으로 판매 강화를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요.”

“사회 지도층의 욕구(Needs)를 충족시켜야죠. 상류층의 마음을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답변이 아주 씩씩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허동수회장 “깡-끈 -끼 -꾀 -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GS칼텍스 면접에는 허동수(許東秀) GS칼텍스 회장이 직접 참가해 채점을 한다.

회장이 면접에 참여하는 건 이례적이다. 허 회장은 ‘우리 회사에서 일할 인재는 내 손으로 뽑는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GS칼텍스 면접은 팀장과 임원, 팀원(과장·차장)이 들어가는 1차 면접과 허 회장과 본부장들이 참가하는 2차 최종 면접이 있다.

점수는 10점 만점으로 환산하며 대단히 우수(9∼10점), 우수(7∼8점), 보통(5∼6점), 미흡(4점 이하) 등 4등급으로 나눈다. 보통과 미흡 점수를 받는다면 탈락이다.

박성호 인사지원팀장은 “회장님이 직접 점수를 매기는 2차 면접에서 지원자들이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의 질문은 단답형으로 끝나지 않는다. 어떤 질문을 던지고 답이 나왔을 때 왜 그런지 이유를 논리정연하게 설명해야 한다.

허 회장은 면접장에서 이런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한국 사회에서는 5개의 쌍기역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깡, 끈, 끼, 꾀, 꿈이다. 당신은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

정답은 없다. 하지만 5개 중 하나를 골랐다면 그 이유를 명확하게 대야 한다.

허 회장은 “한일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한국팀에 대해 ‘인센티브 논란’이 벌어진 적이 있다. 당신은 주전과 비(非)주전에 대해 차등을 둬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박 팀장은 “간결하고 명확하게 자기 의사를 표현해야 하고 이유도 논리적이어야 한다. 예상 답안을 외운 것처럼 정형화된 대답을 하는 사람은 더 깊숙이 물어보면 논리가 꼬이고 말문이 막히게 돼 있다. 지나치게 오버하는 사람도 감점 대상”이라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특이경력자: 대학가요제 대상 - 헌혈 50회이상 등 1차 우대▼

GS칼텍스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공개채용을 통해 신입사원을 뽑는다. 상반기는 3∼4월, 하반기는 9∼10월에 채용이 이루어진다.

지난해에는 80여 명을 뽑았으나 올 상반기에는 공채 없이 엔지니어 위주의 경력사원만 20여 명 채용했다. 하반기에는 30여 명의 신입사원을 뽑을 계획이다.

서류 접수는 회사 홈페이지(www.gscaltex.co.kr)를 통해서 하며 4년제 대학 졸업자나 졸업 예정자가 지원할 수 있다. 토익 730점(인문계), 650점(이공계) 이상이 기준. 학점 역시 통과기준이 된다. 보통 뽑을 인원의 10배수를 1차 서류 전형에서 통과시킨다.

다만 특이 경력자는 토익 점수와 학점이 낮아도 서류 전형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대학교 총학생회장 및 대학가요제 대상, 웅변 전국대회 대상, 50회 이상 헌혈해야 받을 수 있는 대한적십자사 금장 수상자 등 독특한 경력의 지원자는 서류 전형을 통과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서류 전형 이후 채용 과정에서는 다른 지원자와 동등하게 경쟁해야 한다.

서류 전형을 통과하면 직무 적성 및 조직가치 부합도 검사를 받는다. 이 검사는 회사에서 요구하는 신입사원의 4가지 덕목인 ‘신뢰, 유연, 도전, 탁월’의 조직가치 역량을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는지 측정하는 것으로 검사 시간은 50분 정도 걸린다.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솔직하게 응하면 된다.

이어 팀장급으로 구성된 면접위원들을 상대로 개별 프레젠테이션, 집단 토론, 개별 면접으로 구성된 1차 면접을 치러야 하고 2차 최고 경영층 면접을 통해 최종적으로 입사가 결정된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