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가구…영화감상실…수입차 전시장 눈길 ‘확’ 끄네

  • 입력 2005년 6월 13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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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자동차 전시장들이 화려한 외관과 독특한 내부 전시물로 고소득층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카 리프트를 통해 잇달아 등장하는 차를 소파에 앉아 고를 수 있는 페라리, 마세라티 전시장의 VIP룸. 김미옥 기자
수입자동차 전시장들이 화려한 외관과 독특한 내부 전시물로 고소득층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카 리프트를 통해 잇달아 등장하는 차를 소파에 앉아 고를 수 있는 페라리, 마세라티 전시장의 VIP룸. 김미옥 기자
《이탈리아 자동차 ‘페라리’와 ‘마세라티’를 수입, 판매하는 ㈜쿠즈플러스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전시장은 여느 자동차 전시장처럼 누구나 ‘불쑥’ 들어갈 수는 없다. 가격이 1억∼4억 원대인 고가(高價)의 차를 파는 만큼 일일이 고객을 확인한 뒤 문을 열어준다. 그러나 밖에서라면 얼마든지 이런 ‘명품(名品)’ 스포츠카를 구경할 수 있다. 5층 건물 전체가 철골과 유리로만 만들어져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기 때문이다. 계단과 건물 바닥도 유리. 천장을 올려다보면 위층에 전시된 차의 밑바닥이 보인다. 모두 400여억 원을 들여 지난해 말 문을 연 이 건물의 평당 건축비는 4000만 원으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수입차 전시장들이 점점 화려해지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은 저마다 차별화된 외관과 실내 장식으로 고소득층의 눈길을 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 건물 자체가 볼거리

페라리, 마세라티 전시장은 화려하다. VIP룸은 내부도 수억 원대의 이탈리아제 가구로 장식했고, 10억 원이 넘는 설치 조형물도 전시돼 있다. 카 리프트를 통해 잇달아 다른 모델의 차가 내려오기 때문에 고객은 소파에 앉아 고르기만 하면 된다. 건물 지하 카 서비스센터 바닥도 보기 드물게 원목으로 만들어져 있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서울 강남구 도곡동 ‘메르세데스 벤츠 타워’는 벤츠의 단독 전시장으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지하 1층, 지상 6층에 연면적 1300평 규모로 외장재 대부분을 유리로 마감해 ‘유리의 성(城)’을 연상시킨다. 1층에는 실내 연못을 만들었고 콘서트 등을 열 수 있는 옥외 테라스도 마련했다.

종 박물관을 갖춘 푸조 분당전시장(위쪽), 벤츠 전시장으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인 강남전시장. 사진 제공 한불모터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다음 달 강남구 논현동에 문을 여는 닛산의 ‘인피니티’ 전시장은 자동차를 꼭대기 층인 5, 6층에 전시하는 특이한 형태로 꾸미고 있다. 이른바 ‘스카이 숍’으로 불리는 이 전시장의 1층은 고객이 커피를 마시며 휴식하는 공간으로 설계됐다.

○ 박물관에 음악감상실도

박물관이나 음악감상실을 갖추고 고객을 부르는 전시장도 있다. ‘푸조’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분당 전시장 내부에는 40개국에서 만들어진 종(鐘) 300여 점이 전시된 ‘종 박물관’이 있다. 이 회사의 청담동 전시장은 프랑스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와인셀러’를 마련해 프랑스 와인을 지역별, 품종별로 갖췄다. 고객들은 와인 시음을 하며 차를 고른다.

독일차 ‘아우디’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 전시장은 아우디의 과거와 현재를 알 수 있는 아우디 역사박물관을 만들고 사진과 모형을 전시하고 있다.

또 대구 수성구 중동 대구 전시장에는 축음기 박물관이 있고 서울 송파구 방이동 송파 전시장에는 영화와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감상실이 있다. ‘포르셰’ 수입업체인 한성자동차는 최근 문을 연 서울 강남구 대치동 전시장에 ‘포르셰 클럽 코리아’(포르셰 소유주 모임) 회원을 위한 별도의 회의실을 만들었다.

이처럼 화려해지는 전시장의 뒷면에는 ‘아직까지 수입차는 일부 계층을 위한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다.

㈜쿠즈플러스 마케팅담당 박상규 대리는 “고가의 수입차를 사는 고객은 전시장에서도 차별화된 대접을 받고 싶어 하고 그런 대접을 받을 때 만족스러워 한다”며 “이미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 매출 이상을 올린 것을 보면 전시장에 거액을 투자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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