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펀드 선물하세요…맞춤식 투자상품 잇따라

  • 입력 2005년 5월 3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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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부사장인 H 씨는 대학 졸업반인 딸의 결혼자금에 대해서는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날부터 딸 이름으로 조금씩 사주기 시작한 주식이 1억 원 이상으로 불어나 있기 때문이다.

H 씨는 세뱃돈과 생일 용돈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적게는 주식을 1, 2주, 많게는 5, 6주씩 사서 적금처럼 딸의 주식통장에 넣었다. 10년 이상 갖고 있을 생각이어서 종목은 삼성전자 등 우량주로 택했다. 적립식 펀드상품이 나오기 전이지만 마치 적립식 펀드처럼 투자한 것.

10만 원대와 20만 원대에 산 삼성전자 주식만 이제 150주나 된다. 최근 주가(45만 원 정도)로 평가하니 6700만 원이 넘었다. 다른 우량주를 포함하면 1억 원 넘게 쌓였다.

최근 어린이용 주식 투자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자녀를 위한 ‘장기 투자’와 ‘경제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는다는 개념이다.

요즘같이 저금리 시대에 자녀를 위해 은행 예금이나 적금, 보험에만 의존한다면 금융지식이 거의 없거나 초보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어린이용 적립식 펀드 인기=적립식 주식 투자는 소액으로 나눠 투자하는 방식이다. 또 우량주나 가치주 중심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오래 묻어두기 좋다. 이에 따라 대학 입학금, 어학연수비, 유학 자금, 결혼 비용 등의 목적으로 투자하기 적합한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각 증권사에서도 최근 어린이용 적립식 펀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우리아이 3억 만들기 펀드’는 지난달 1일 판매하기 시작해 2만 계좌에 40억 원이 들어왔다.

신영증권은 가입 대상이 어린이 또는 청소년인 ‘주니어경제박사 주식형펀드’를 선보였다.

교보증권은 학자금에 초점을 맞춘 ‘에듀케어 학자금 펀드’를, 대한투자증권은 ‘i-사랑적립식혼합’을 판매하고 있다.

▽자녀용 투자도 안전성과 수익성을 함께 고려해야=어린이용 적립식 펀드에 매달 10만 원씩 20년을 넣는다고 가정하면 원금은 2400만 원. 연평균 수익률이 7%이면 20년 뒤 5100만 원으로 불어난다. 연 수익률이 10%일 때는 7240만 원, 15%일 때는 1억3270만 원이 된다.

예외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4년간 올린 펀드 수익률(연 평균 22%)을 적용하면 3억1860만 원으로 불어난다.

물론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나빠 주가가 오르지 않거나 펀드매니저가 운용을 잘못하면 은행 금리보다 수익률이 낮거나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

대한투자증권 남명우 홍보팀장은 “안전한 은행상품도 있어야 하지만 성장형인 주식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자녀를 위한 돈 관리에도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교육에도 한몫=어린이라도 자기 이름으로 특정 기업의 주식을 갖고 있다면 그 기업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 기업의 주가에 미치는 여러 경제 요인과 시장경제 원리에 대한 교육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신영증권, 대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은 펀드에 가입한 어린이에게 ‘어린이 경제교실’에 참가할 기회를 주거나 수익금의 일부를 어린이 경제교육에 사용하고 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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