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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3월 27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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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갑자기 조직이 커지는 바람에 누가 우리 본부에 속했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지만 워낙 일이 재미있어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박한 옷차림. ‘어머’, ‘되게’, ‘호호’처럼 소녀 같은 말투.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 대기업의 임원이라는 사실이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가 맡은 통신지능(CI) 사업본부는 상당히 중요한 부문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이용자가 이동통신 서비스를 더욱 쉽고 편하게 쓸 수 있게 한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1mm’. 사용자가 휴대전화에 ‘날씨’라고 입력하면 ‘1mm’ 안의 가상 캐릭터가 스스로 무선 인터넷에 접속해 날씨를 알려준다. 사용자가 일일이 접속할 필요가 없다. 일종의 ‘개인 비서’ 노릇을 하는 것. ‘1mm’라는 이름도 휴대전화와 사용자 사이의 거리를 그만큼 가깝게 만들겠다는 뜻에서 붙였다.
윤 상무는 “SK텔레콤이 직면한 문제는 음성 통화 시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회사의 수익이 늘어나려면 사람들이 무선 인터넷을 많이 써서 무선 데이터 통신 시장이 커져야 한다. 무선 인터넷에 쉽게 접속하게 해 주는 ‘1mm’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MIT 시절 윤 상무는 ‘합성 캐릭터(synthetic character)’를 전공했다. 컴퓨터 안에 가상으로 만들어낸 3차원 캐릭터에게 지각(知覺) 기능과 사고력을 부여하는 ‘가상 로봇’ 기술이었다. ‘1mm’가 만들어진 데는 이런 배경이 있었다.
윤 상무는 “다소 건방지게 보이는 것을 각오하고 회의에서 이 사업을 밀어붙였다”며 “이런 배짱이 용납되는 SK텔레콤의 문화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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