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5년만에 1000돌파]급등 배경과 전망

  • 입력 2005년 2월 28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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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종합주가지수가 1,011.36으로 마감돼 5년여 만에 주가 1,000시대가 다시 개막됐다. 이날 대신증권 임직원들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신증권 본점 영업부에서 주가 1,000시대가 다시 열린 것을 자축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28일 종합주가지수가 1,011.36으로 마감돼 5년여 만에 주가 1,000시대가 다시 개막됐다. 이날 대신증권 임직원들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신증권 본점 영업부에서 주가 1,000시대가 다시 열린 것을 자축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주가 1,000시대가 이번에는 안착할 수 있을까.

28일 종합주가지수가 5년여 만에 다시 1,000을 돌파하자 ‘네 자릿수 주가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주가 상승세가 탄력을 받고 있는 데다 경기도 회복 기미를 보여 과거 미국 주식시장처럼 이른바 ‘증시 빅뱅(대폭발)’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증시 빅뱅은 미국 주가가 1961년부터 20여 년간 600∼1,000 사이에서 오르내리다가 1982년 8월 776에서 이듬해 11월 1,287까지 치솟은 뒤 네 자릿수 주가 시대가 본격화한 것을 말한다.

그러나 회의론도 적지 않다. 과거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넘어선 직후 급격한 조정을 받아 안착에 실패한 전례가 3차례나 있는 데다 북한 핵문제, 달러당 원화환율 하락, 원자재가격 상승 등 돌발 변수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왜 주가가 오르나=증권 전문가들은 사상 최저 수준의 저금리에다 경기회복 기미가 맞물린 결과라고 풀이한다.

저금리는 그동안 외국인이나 기관투자가에 의존하던 주식 투자자금의 수급 구도에 변화를 몰고 왔다. 예금 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로 몰리고 있는 것.

실제로 주식 투자 대기자금을 의미하는 고객예탁금은 2월 25일 현재 10조6255억 원으로 올해 들어 2조4947억 원 증가했다.

주식형 간접투자 상품에도 자금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28일 현재 주식형 펀드 수탁액은 9조7110억 원으로 올해 들어 1조1950억 원 늘었다.

경기회복 조짐도 주가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에 경기회복 징후가 속속 나타나면서 지난해 중국 등 주요 교역 상대국 경기에 대한 우려와 내수침체로 얼어붙었던 투자 심리가 점차 풀리고 있는 것.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한국형 뉴딜’로 불리는 종합투자계획을 추진하고 벤처기업의 활성화에 나선 것도 투자 심리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지난주 한국 관련 해외펀드에 11억 달러가 유입되는 등 3주 연속으로 매주 10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등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의 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도 주가 상승의 한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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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계속 오를까=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은 3월 이후에도 주가는 계속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상승장이 저평가된 한국 증시에 대한 재평가 과정인 데다 저금리 및 적립식 펀드에 의한 수급기반 확충 등 외부 여건이 좋아 과거처럼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우증권 전병서(全炳瑞) 리서치본부장은 “기업 실적이 좋고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도 많아 과거처럼 1,000시대가 단명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중 1,100, 하반기에는 1,300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증권 임태섭(林泰燮) 서울지점장은 “올해 한국 증시 수익률은 달러화 기준 20∼24%에 이르러 종합주가지수가 1,200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빅뱅론’까지 나오고 있지만…=굿모닝신한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에서 ‘증시 빅뱅’이 시작됐던 1982년 상황과 현재 국내 상황이 유사하다”며 한국 증시의 추세적 장기 상승을 예상했다.

당시 미국에서 경제성장률 하락에 대한 우려, 투자 위축과 가계신용 붕괴, 소비침체 현상 등이 나타나면서 정부가 경기부양 및 감세(減稅) 정책을 편 것이 현재 국내 상황과 비슷하기 때문에 한국 증시도 한 단계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반면 신중론도 적지 않다.

국제유가 상승과 중국 위안화 절상 등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해외 변수와 함께 여당의 과반수 의석 유지 여부를 가리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 국내 변수도 있어 주가 상승을 낙관만 할 수 없다는 것.

우리증권 신성호(申性浩) 리서치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이나 유가 변동에 따라 순간적으로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대한투자증권 김대열(金大烈)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3차례나 1,000 안착에 실패했던 경험과 7주 연속 상승한 데 따른 부담으로 악재가 나타나면 실망 매물이 쏟아져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祝 주가 1000” 5년만에 환호…코스닥도 500 근접 ▼

‘주가 1,000시대’가 5년여 만에 다시 개막됐다.

28일 종합주가지수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 주말보다 14.41포인트(1.45%) 오른 1,011.36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넘어선 것은 2000년 1월 4일(1,059.04) 이후 5년 2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주가 1,000시대에 진입한 것은 1989년 3월, 1994년 9월, 1999년 7월에 이어 사상 네 번째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주 말 장중 한때 1,000.26까지 올랐지만 종가는 996.95에 머물러 주가 1,000시대 개막에는 실패했었다.

이날 증시에서는 지난주 말 미국 주가가 올랐고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1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경기선행 및 동행지수가 10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유가증권시장(옛 거래소)에서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국민은행 등 우량주를 중심으로 2856억 원을 순매수(주식을 산 금액이 판 금액보다 많은 것)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업종별로 보면 주가 상승의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증권이 8.94%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철강(4.17%), 보험(3.82%), 은행(2.6%), 유통(2.5%), 건설(2.38%) 등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통신(―1.23%), 비금속광물(―0.94%) 등은 내렸다.

종목별로는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직전 거래일보다 0.96% 오른 52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국민은행과 현대자동차도 각각 3.92%, 1.76% 올랐다.

한편 코스닥종합지수도 직전 거래일보다 3.51포인트(0.71%) 상승한 498.38로 마감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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