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제철 맞은 고로쇠 맛보세요”

  • 입력 2005년 2월 22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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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남양주시 수동면 고로쇠작목반의 오창근 회장이 18일 서리산의 고로쇠나무에서 올해 첫 수액을 받아내고 있다. 이재명  기자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 고로쇠작목반의 오창근 회장이 18일 서리산의 고로쇠나무에서 올해 첫 수액을 받아내고 있다. 이재명 기자
뼈에 이롭다고 해 ‘골리수(骨利樹)’라 불리는 고로쇠나무가 신비의 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18일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 내방2리. 동쪽엔 서리산과 축령산, 북쪽엔 주금산, 남쪽엔 천마산이 있어 산 속에 파묻힌 듯한 느낌의 남양주시 최북단 마을이다. ‘고로쇠마을’이란 별칭으로 불리는 이 마을은 수도권에서 고로쇠 수액이 가장 많이 나오는 곳.

이날 이른 아침부터 주민 10여 명이 배낭을 짊어지고 서리산을 올랐다. 일주일 전쯤 고로쇠나무 3900여 그루에 직경 8mm의 관을 꽂아 두었고 이날 처음으로 수액을 모으러 가는 것.

해발 600여 m에 이르자 첫 고로쇠나무가 나타났다. 꽂아 놓은 관 아래의 비닐백에 0.5L 정도의 흰 수액이 담겨 있었다. 30여 분 오르자 작목반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영하의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다들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고로쇠나무는 해발 500∼1000m의 고지대 험한 산세에서 잘 자란다. 그루당 한해 평균 수확할 수 있는 수액은 7.7L 정도다.

수동면 고로쇠작목반 오창근 회장(59)은 “산세가 험해 야생동물과 맞닥뜨리는 일이 적지 않다”며 “최근엔 모아놓은 수액을 훔쳐가는 좀도둑까지 생겨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수액 채취는 경칩(3월 5일) 전후 한 달가량 동안 이뤄진다. 나무의 생육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학계의 정설.

고로쇠 수액은 택배로 받을 수 있다. 채취 현장을 직접 방문해 작목반원과 함께 산에 올라 수액을 바로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고로쇠 수액 채취 경험·주문할 수 있는 곳
지역작목반연락처(031)
남양주수동면 591-9389, 9376
오남읍 팔현리575-1359
양평단월면 석산리011-9146-0159
가평상면 임초리585-8959
북면 적목리582-0489
자료:경기도

:고로쇠 수액:

마그네슘과 칼슘, 당분 등을 함유하고 있어 약간 단맛이 난다. 수액 속에 있는 흰색의 부유물은 식물성 섬유와 당분이 얽혀 생긴 것으로 변질된 것은 아니다. 위장병과 신경통 고혈압 등 만성질환 치료와 숙취제거, 피부미용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격은 지역마다 조금 다르나 보통 9L 2만5000원, 18L 5만∼5만5000원을 받는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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