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욱 사장 “대한통운, 이젠 물류-해외건설 양날개”

  • 입력 2005년 1월 10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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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은 이제 물류와 해외건설이라는 두 날개를 달게 되었습니다.”

물류 전문기업인 대한통운의 곽영욱(郭泳旭·65·사진) 사장은 10일 “23억 달러(약 2조4173억 원) 규모의 리비아 3∼5차 대수로 공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60억 달러 규모의 6∼19차 대수로 공사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말했다.

곽 사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를 갖고 “대한통운과 리비아 대수로청이 각각 25%와 75%의 지분을 갖고 있는 합작회사 ANC를 통해 대한통운은 리비아의 대수로 공사에 계속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통운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모기업인 동아건설의 ‘대수로 공사 지체 보상금’ 등을 물어야 하는 이른바 ‘리비아 리스크’에 빠져 있었다. 동아건설이 1983년부터 수주해 시공한 1, 2차 대수로 공사의 완공이 지연되고 이미 공사한 수로관에 물이 새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자 리비아는 동아건설에 보상을 요구했던 것.


동아건설이 2001년 5월 파산선고를 받자 리비아 측은 대한통운에 13억 달러(약 1조 3663억 원)가량의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동아건설과 대한통운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사를 공동 수주해 진행했기 때문.

그러다 지난해 12월 27일 리비아와 약 8500만 달러 규모의 보상금만 지급하고 동아건설이 끝내지 않은 2단계 공사(전체 공사의 약 2%)를 맡기로 합의해 ‘리비아 리스크’는 해소됐다.

“1, 2차 대수로 공사를 통해 보여준 한국 기업의 기술력, 리비아가 지불할 미수금이 남아있는 점, ANC를 통해 공사를 진행할 경우 공사대금 지급 등으로 인한 국부(國富) 유출 없이 보다 저렴하게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곽 사장은 리비아가 ‘물류 기업’인 대한통운과의 보상 협상을 매듭짓고 ANC에 추가 공사를 맡기게 된 속사정을 이렇게 풀이했다.

곽 사장은 대한통운의 대수로 시공 능력에 대해서는 “현지에 남아 있는 6000여 명의 옛 동아건설 임직원들은 대수로 공사에 관한 한 최고의 인력”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업계에서는 리비아 리스크 해소와 추가 공사 참여로 법정관리 중인 대한통운이 회생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대한통운은 외환위기 이후에도 계속 영업이익 흑자를 냈으나 동아건설에 대한 빚보증으로 2000년 11월 1일 동반 부도를 맞고 그해 11월 24일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1999년 5월 사장에 취임한 곽 사장의 투명 경영과 노사화합 노력이 회사가 시련을 넘는 바탕이 됐다고 평가한다. 곽 사장은 국내 처음으로 법정관리 이전 사장이면서도 ‘법정관리인’에 선임됐으며 3년 연속 우수 관리인에 선정됐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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