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맨’ 주가 날개…기아차등 사장 임명 ‘전성시대’

  • 입력 2005년 1월 9일 17시 19분



홍보담당 임원들의 주가(株價)가 치솟고 있다. ‘주변 업무’로 인식되던 과거와 달리 주요 기업에서 홍보맨 출신 사장이 잇달아 배출되는 등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7일 기아차 신임 사장에 홍보담당 총괄임원 및 국내영업본부장을 맡아 온 김익환(金翼桓) 부사장을 승진시켰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그룹에서는 현대차 홍보실장 출신으로 지난해 4월 기아차 사장으로 승진한 최한영(崔漢英) 사장을 포함해 홍보맨 출신 사장이 두 명이나 함께 나오는 ‘진기록’을 세웠다. 최 사장은 기아차 경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지만 그룹 전략조정실장의 중책을 맡고 있다.


특히 김 신임 사장은 지난해 12월 국내영업본부장을 겸임한 지 한 달도 안 돼 기아차의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돼 정몽구(鄭夢九)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입증했다. 그는 현대산업개발과 기아차에서 10년간 홍보 업무를 해 왔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LG전자 홍보총괄임원인 김영수(金英壽) 부사장이 프로야구 LG트윈스와 프로농구 LG세이커스를 총괄하는 LG스포츠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한화그룹도 지난해 11월 그룹 홍보팀장인 남영선(南令鐥) 구조조정본부 상무를 핵심 계열사인 ㈜한화 사업총괄담당 사장으로 발탁했다. 남 사장에 앞서 이 그룹 홍보팀장을 지낸 정이만(鄭二萬) 씨는 한컴 사장에 이어 63빌딩을 총괄하는 63시티 사장으로 옮겼다.

인터컨티넨탈호텔을 운영하는 한무개발의 심재혁(沈載赫) 사장 역시 LG그룹 홍보임원을 지냈다.

삼성그룹 이순동(李淳東) 부사장, 포스코 윤석만(尹錫萬) 부사장, 두산그룹 김진(金珍) 부사장 등도 앞으로 사장급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은 ‘유망주’로 꼽힌다. 홍보라인의 각광은 기업 이미지 등 무형자산의 가치가 중시되면서 언론 및 소비자와 접촉하는 홍보맨 역할에 대한 인식이 각 기업에서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총수 등 CEO를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특성상 조직 충성도와 기업에 대한 비전, 인적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 노하우도 인정받고 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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