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IT제품 라이벌’]“디지털에 지존은 없다”

  • 입력 2004년 12월 19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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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한 해는 ‘디지털 라이벌’ 대결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국산 휴대전화는 월간 정보기술(IT) 수출 실적에서 사상 처음으로 반도체를 제치고 1위 품목으로 떠올라 한국의 대표 상품이 됐다. 이와 함께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온라인 게임, ‘개인 미디어’ 서비스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한 해를 뜨겁게 달군 디지털 라이벌 제품 및 서비스를 돌아본다.》

▽휴대전화=LG전자와 삼성전자는 올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내놓았다. LG전자는 3월 중순 MP3플레이어 기능을 포함한 휴대전화 ‘LP3000’을 선보였다. 국내 소비자는 올해 이 제품을 30만 대 이상 구입했다. 통신업계에서는 휴대전화 새 모델이 끊임 없이 나오는 상황에서 국내에서 10만 대 이상 팔리면 ‘히트상품’으로 평가된다.

올해 하반기에는 삼성전자의 가로화면 방식 휴대전화 ‘SCH-V500’이 인기를 주도했다. 8월에 나온 이 제품은 11월 말까지 매달 5만 대 이상, 총 21만여 대가 팔렸다.

이는 TV, 컴퓨터 모니터, 디지털카메라처럼 휴대전화에도 가로화면 방식을 채택해 휴대전화 디자인을 혁신시켰다는 찬사를 받았다.

▽온라인게임=올해 소비자는 ‘쉬운 게임’과 ‘저렴한 게임’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대표적인 게임은 넥슨의 ‘카트라이더’. 이 게임은 10대와 20대뿐 아니라 30대 이상 직장인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넥슨 측은 “평일 점심시간 식사를 마칠 즈음인 낮 12시 30분에서 오후 1시까지 접속자가 급격히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10분 정도의 시간만 있으면 간단히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조작이 간편해 누구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의 배경이었다. 이 게임과 라이벌 관계를 유지한 게임은 CCR의 ‘RF온라인’. RF온라인은 제작 비용을 100억 원 이상 투입했지만 이용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서비스가 시작된 지 40일 만에 회원 가입 100만 명을 기록했다.

▽디지털카메라=바로 찍고 바로 보는 디지털카메라는 올해도 여전히 인기를 끌었다. 시장조사기관 GFK코리아에 따르면 올림푸스코리아, 삼성전자가 만든 제품들이 시장점유율 1, 2위를 다퉜다.

하지만 모델별 판매에서는 캐논의 ‘파워샷A80’과 소니코리아의 ‘DSC-W1’의 판매 실적이 가장 많아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지존(至尊)’을 지키기 어렵다는 점을 실감케 했다. 파워샷A80과 DSC-W1은 간편한 조작 방법과 뛰어난 화질 등으로 인기를 얻었다. GFK 측은 “소비자들이 디지털카메라를 고를 때 주로 제조회사보다는 제품의 구체적 기능을 따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MP3플레이어=레인콤의 ‘아이리버’ 제품이 올해에도 인기를 끌었다. 올해 하반기에 나온 목걸이형 MP3플레이어 ‘아이리버 N10’은 가볍고 이어폰이 목걸이 줄처럼 붙어 있는 디자인 덕분에 여성 사용자 사이에 인기가 높았다. 라이벌 제품은 애플컴퓨터코리아의 ‘아이포드’ 시리즈. 국내에서는 레인콤에 크게 뒤떨어지지만 해외 시장에서 레인콤의 독주를 꺾고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달성해 MP3플레이어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개인 미디어=쉽게 홈페이지를 만들어주는 ‘미니홈피’ ‘블로그’ 등의 서비스가 많은 인기를 얻은 것도 잘 알려진 이야기. 네이버와 싸이월드 등 유명 포털사이트는 이런 개인 미디어 서비스의 인기로 올해 1년간 가입자가 각각 1900여만 명, 1200여만 명을 기록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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