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물러납니다”…그랜저XG SM5 마티즈등 신모델로 교체

  • 입력 2004년 11월 29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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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소유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보 가운데 하나가 차량의 ‘단종(斷種) 시기’다. 차가 단종되면 중고차 가격이 떨어질 수 있는 데다 ‘구형 차’라는 인식 때문에 자존심마저 상할 수 있기 때문.

더욱이 차가 나온 지 오래돼 단종되는 게 아니라 인기를 끌지 못해 조기에 생산이 중단되면 차량 소유자들이 느끼는 실망이 크다.

중고차 유통회사인 서울자동차경매 한상훈 주임은 “일부 희귀 차량은 생산이 중단돼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지만 대부분의 자동차는 단종 사실이 공식화되면 중고차 값이 바로 떨어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어떤 차가 단종되나=현대자동차에서는 베르나와 그랜저XG, 싼타페가 내년 중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현대차는 베르나 후속으로 MC(프로젝트명), 그랜저XG 후속으로는 TG를 내년 상반기에 각각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TG에는 현대차가 미국 시장을 겨냥해 의욕적으로 개발 중인 람다엔진을 얹어 그랜저 시리즈의 명성을 잇게 한다는 전략이다.


또 근육질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던 싼타페도 내년 하반기에 CM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기아자동차는 내년 초 리오 후속모델인 JB를 내놓는다. 기아차는 JB의 외관을 리오보다 더 스포티하게 처리하고 실내 인테리어를 최고급 수준으로 꾸민다는 계획. 하반기에는 카니발과 옵티마가 신차(新車)로 대체된다. 옵티마에는 현대차의 신형 쏘나타에 장착되는 2000cc급과 2400cc급 세타엔진 외에 1800cc급 엔진도 탑재된다.

GM대우자동차는 마티즈 후속 모델로 M200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선보일 계획이다. 800cc급 경차다.

쌍용자동차의 무쏘(승용형)도 내년 하반기에 자취를 감춘다. 1993년 처음 선보인 무쏘는 영국의 명문 디자인스쿨인 ‘로열 칼리지 오브 아트(RCA)’의 디자이너인 켄 그린리가 구상한 외관에 메르세데스벤츠의 엔진을 얹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쌍용차는 내년 하반기에 새로 내놓은 후속모델(D100)에 렉스턴에 탑재되는 2700cc급 ‘DI엔진’을 장착할 계획이다. 승용형 무쏘가 단종돼도 픽업트럭형인 무쏘SUT 생산은 계속된다.

코란도의 단종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내년에 C100모델을 내놓을 계획이지만 코란도와 병행 생산할 가능성도 있다.

이 밖에 르노삼성자동차의 첫 모델이었던 SM5도 내년 하반기에 새 차종으로 대체된다.

▽단종 차량 부품 최소 8년 공급=자기가 타고 있는 차가 단종되면 당장 부품을 제대로 공급받을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하지만 이는 처음 몇 년 간은 기우(杞憂)에 불과하다는 게 자동차 회사들의 설명. 차량 생산이 중단돼도 법적으로 8년간은 의무적으로 관련 부품을 보관토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대부분 자동차 회사들이 8년 이상 단종 모델의 부품을 공급한다”며 “지금도 포니 승용차의 부품을 보관할 정도”라고 말했다.

완전히 다른 신차처럼 보여도 속을 뜯어보면 후속 모델이 ‘선대(先代) 차종’의 섀시 등을 그대로 공유한다는 점도 부품 공급에 대한 우려를 많이 하지 않아도 되는 요인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 기존 부품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종된 지 오래된 차량의 경우 관련 부품을 찾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자동차 회사별로 전국의 물류 창고를 뒤져서 부품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서비스센터까지 물품을 배송하는 데 절차가 조금 복잡하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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