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온라인 게임大戰 ‘엔씨소프트’ vs ‘블리자드’

  • 입력 2004년 11월 25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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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경쟁력을 키우며 독보적 위치를 굳혀 온 온라인 게임 시장에 미국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한국과 미국간 ‘게임 대전(大戰)’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이 세계 최대 온라인 게임 시장으로 성장하자 그동안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미국의 초대형 게임회사들은 잇따라 대작(大作)을 내놓으며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들은 막강한 자금력과 유통망을 앞세우고 있다.》

이에 맞서 국내 게임회사들도 그동안 쌓아 온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블록버스터 게임을 내놓으며 ‘수성(守成)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 박태순(朴太洵) 연구원은 “외국기업이 한국 투자금액을 늘리면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 과거처럼 쉽게 실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한국은 게임개발 뿐만 아니라 마케팅 측면에서도 외국에 뒤지지 않아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규모 공세 시작=PC게임인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로 유명한 미국의 블리자드는 온라인게임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를 12일 내놓았다. 서비스 시작 12일 만에 1만명이 동시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버를 55대로 증설해도 부족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블리자드 코리아는 “5년6개월에 걸쳐 수백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했고 마케팅에 50억원 이상을 썼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미국 회사들은 자국 내에서 게임을 먼저 선보이고 안정화 되면 해외로 나가는데 이번에는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 서비스에 들어갔다.

또 게임에 광화문 석가탑 한복 등 한국적 문화요소를 가미해 한국시장을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블리자드처럼 최신작 ‘헤일로2’를 북미와 한국 시장에 동시에 내놓았다. 이 게임은 세계적으로 발매 하루 만에 1억2500만달러어치가 팔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한국 게임업계, “그래, 한판 붙어보자”=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게임대전 2004’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RF온라인’ 게임에 등장하는 3m 높이의 한 캐릭터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이 게임은 국내 업체인 CCR가 4년 동안 80억원을 들여 개발한 야심작으로 출시 44일 만에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어서는 대히트를 기록했다.

온라인게임의 선두주자인 엔씨소프트는 3년 동안 100억원을 투입한 신작 ‘길드워’를 최근 선보였다. 내년 상반기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유료서비스를 시작하고 마케팅에 100억원을 투입해 미국 게임과 정면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다만 대형 게임사는 100억원이 넘는 개발비용을 감당할 수 있고 오랜 노하우를 갖고 있어 미국 기업의 공세를 버텨낼 수 있지만 중소형 게임회사나 새롭게 진출하는 회사는 고민이 크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김상훈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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