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임원40% 줄인다… 비주력 사업 정리 방침

  • 입력 2004년 11월 21일 18시 03분


코멘트
《코오롱그룹이 경영 부진과 대형 금융사고 등의 책임을 물어 그룹 전체 임원의 40%가량을 줄이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이와 함께 한계 사업을 대대적으로 정리하면서 핵심 사업을 축으로 그룹 경영의 새 틀을 짜는 사업 구조조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계에서는 △내수 부진 장기화 △원-달러 환율 급락(원화가치 급등) △고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 등 한국경제를 둘러싼 악재가 겹치는 상황에서 코오롱의 이번 조치가 연말 정기인사를 앞둔 각 그룹의 ‘본격적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코오롱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은 이번주 말 하반기 정기 임원인사 내용을 확정하고 이르면 29일경 공식 발표할 방침이다.

코오롱의 한 고위 관계자는 “책임경영 강화 및 사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유례없는 대규모 임원 인사를 단행키로 했다”며 “이번 인사는 단순한 ‘물갈이’ 차원이 아니라 계열사 사장들을 포함한 임원진 130여명 중 최대 40%의 자리를 비우는 사실상의 인력 구조조정”이라고 밝혔다. 코오롱의 이 같은 구조조정 계획은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그는 또 “이웅열(李雄烈) 그룹 회장이 인사와 함께 △고부가가치 소재사업을 중심으로 한 화학 및 제조 분야 △건설 분야 △패션 및 유통 분야 등 3개 주력사업 분야를 축으로 조직개편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비주력사업은 매각이나 외자유치 등의 방법으로 정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코오롱이 이처럼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심각한 위기감 때문이다.

그룹 주력회사인 ㈜코오롱은 경북 구미공장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올해 3·4분기(7∼9월)에만 232억원의 적자를 냈고 의류사업 부문의 FnC코오롱도 3·4분기에 67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최근에는 코오롱캐피탈의 한 간부가 470억원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그룹 이미지에 타격을 받기도 했다.

A그룹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올해는 각종 대내외 변수의 악화로 경영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기업이 많을 것”이라며 “코오롱에 이어 다른 기업의 연말 정기인사에서도 ‘위기관리’와 ‘구조조정’이 주요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