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의 ‘미치코 코시노’ 매장(로드숍)에서 만난 고시노씨는 검은색의 짧은 미니스커트 원피스를 입은 무척 발랄한 모습이었다. 60대 의 나이가 도저히 믿기 어려울 정도. 매장 이름은 영어식으로 성과 이름이 반대다.
“서울은 패션감각이 뛰어난 매력적인 도시예요. 오랫동안 머물면서 많은 영감을 얻고 싶은데 바쁜 스케줄 때문에 여유가 없는 게 늘 아쉬워요.”
이번 프레타포르테에 출품하는 그의 2005년 봄여름 컬렉션 주제는 ‘아프리카’. 인도 ‘고아’ 지방에서 나는 면 등 친환경 소재에 손으로 하나하나 염색해 대자연으로 돌아가는 인간의 이미지를 연출했다.
60대에도 여전히 스스로 작품을 디자인하고 다양한 외부활동을 진행하는 그는 “일을 즐기면서 열심히 하는 것이 젊음 유지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또 “마음은 여전히 20대이기 때문에 20대 대상의 옷을 만드는 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고시노씨는 “패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런던의 ‘게이 클럽’을 자주 찾는다”고 고백했다. 패션뿐 아니라 음악, 미술, 영화 등 예술계 종사자들 중에 게이가 많고 그들의 패션감각이 유난히 뛰어나다는 것.
‘미치코 코시노’ 로드숍은 영국 런던, 일본 도쿄에 이어 2002년 압구정동에 세 번째 직영점을 냈으며 내년 봄여름 시즌부터는 신세계 강남점 등 5곳의 백화점에도 진출할 예정.
고시노씨는 “앞으로 한국에서 직접 생산도 할 예정”이라면서 “곧 중국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한국이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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