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휘발유 소비도 감소

  • 입력 2004년 11월 15일 1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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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갈수록 줄어 걱정이 태산입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서 성신주유소의 이승찬 소장의 하소연이다.

이 소장은 15일 "경기불황과 고유가의 영향으로 주유소 매출이 작년에 비해 20~3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서울 강남의 사정도 비슷했다. 서울 강남구 학동에서 LG칼텍스정유 직영점을 운영하는 김남은 사장은 "예전처럼 휘발유를 가득 넣는 손님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경제난 속에 휘발유 내수 소비가 계속 줄고 있다.

어려운 경제 형편에 고유가 현상까지 겹치면서 차량 운행을 자제하는 운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국내 휘발유 소비량은 4345만배럴로 작년 같은 기간의 4515만배럴에 비해 3.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는 SK㈜의 휘발유 국내 판매량이 같은 기간 1605만배럴에서 1563만배럴로 2.6%, LG칼텍스정유는 1386만배럴에서 1339배럴로 3.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소비 감소 현상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곳은 주유소 업계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올 들어 9월까지 전국에 있는 직영 또는 자영 주유소 1만1402곳 가운데 0.8%인 88곳이 폐업했다고 밝혔다.

휴업중인 주유소도 강원 21곳, 충북 20곳, 전남과 경북이 각각 14곳, 경기 11곳 등 전국적으로 111곳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전국 국도 주변에는 문을 닫은 채 흉물처럼 방치된 주유소들이 늘고 있는 형편이다.

정유업계는 이에 따라 일반 주유소보다 휘발유 값이 저렴한 '셀프 주유소'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SK㈜는 최근 일반형과 셀프형으로 병행 운영해오던 경기 안양 석수주유소를 완전 셀프주유소로 전환하는 등 셀프주유소 확충을 검토하고 있다. LG칼텍스정유도 현재 경기 수원과 의정부, 용인 및 인천 등 4곳에서 운영하고 있는 셀프주유소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 연수동에서 셀프주유소를 운영하는 LG시티주유소의 최성중 사장은 "셀프주유소의 경우 고객이 손수 넣는 대신 휘발유 가격이 L당 40¤50원 가량 저렴해 이용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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