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제일銀 인수 추진… 토종은행들 긴장

  • 입력 2004년 11월 12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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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금융회사인 HSBC가 제일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1위 금융회사인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HSBC가 제일은행을 사들일 경우 외국계와 ‘토종’ 은행의 각축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일은행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탈은 홍콩에서 HSBC측과 제일은행 지분 매각 협상을 하고 있다.

제일은행 노조 관계자는 “2개월 전부터 HSBC와의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최근 사측이 알려왔다”고 말했다.

제일은행측은 “오늘 뉴브리지로부터 제일은행 매각과 관련해 아직 누구와도 합의에 이르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뉴브리지와 HSBC측은 “매각 협상 진행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일은행의 2, 3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재정경제부는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뉴브리지와 HSBC간의 제일은행 매각 협상 소문은 지난해 말부터 금융권에 나돌았다.

정부 관계자는 “제일은행을 뉴브리지에 넘길 때 최대주주인 뉴브리지가 지분을 팔 경우 정부 지분도 같은 조건으로 팔겠다고 약속했다”며 “뉴브리지가 단독으로 매각 협상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제일은행 지분은 △경영권을 가진 뉴브리지캐피탈 48.56% △예금보험공사 48.49% △재정경제부 2.95%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영국 런던에 본사가 있는 HSBC는 1999년 제일은행 매각 때 뉴브리지와 함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당시 HSBC는 제일은행 지분 80%를 넘겨줄 것을 요구했으나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아 제일은행 인수에 실패했다.

금융권에서는 뉴브리지가 지난해 말부터 제일은행 매각을 추진해 왔으며 HSBC 외에 영국의 스탠더드차터드와 싱가포르의 테마섹 등이 인수 의향을 비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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