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 정진구대표이사 이탈리아 음식점 오픈

  • 입력 2004년 10월 24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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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구 CJ푸드빌 대표이사(59·사진)가 나타나면 식품서비스 업계는 긴장한다.

한국에 테이크아웃 커피문화를 꽃 피운 ‘스타벅스’, 아이스크림 체인 ‘배스킨라빈스’, 치킨 패스트푸드점 ‘파파이스’ 등이 그의 손을 거쳐 1등 브랜드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올 1월부터 CJ푸드빌을 이끌고 있으니 업계에서는 ‘또 다른 마술의 힘’을 발휘할 것인지 관심이 크다.

정 대표는 “내가 아니라 ‘파트너’(직원을 가리키는 말)들이 한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한 브랜드가 정착해서 성공하려면 시장분석이 필수적인데 많은 다국적기업이 ‘글로벌 스탠더드’로만 한국에서 장사하려고 하니 실패하는 것”이라는 게 정 대표의 주장. 실제로 그는 글로벌 브랜드를 한국식으로 바꾸려고 대단히 노력했다.

예를 들면 스타벅스는 세계적으로 한 매장이 50평이 안 된다. 하지만 테이크아웃 커피문화에 익숙하지 않았던 한국에서는 일단 앉는 자리가 있어야 손님이 모인다며 100평 이상으로 열었다. 스타벅스 본사를 설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지만 결과는 대성공. 세계 스타벅스 매장 중 규모와 매출에서 1∼3위 매장은 모두 한국에 있다. 이런 그가 최근 이탈리아 음식점 ‘스위트리’ 1호점을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열었다. 1인당 1만∼1만5000원 선이면 애피타이저와 메인요리, 후식을 먹을 수 있는 음식점으로 강남, 광화문의 중심 상가보다는 주거지에 주로 출점할 계획이다.

“앞으로의 외식 스타일은 자동차 몰고 막히는 길을 가서 비싼 돈 주고 먹는 게 아니라 걸어서 동네에 나가 수다를 실컷 떨면서 먹고 오는 게 될 것”이라는 게 정 대표의 전망이다.

이곳에서는 애피타이저만 일단 주문받는다. 먹어본 뒤 양에 맞게 메인 요리를 주문하라는 것. 매출은 좀 떨어지지만 지역주민에게 이득이 돼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생각이다.

베이커리 체인 ‘뚜레쥬르’도 조용하지만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 대표는 취임 뒤 전국 400여개 매장을 일일이 찾아다니고 있다. ‘할인행사의 부담을 본사에서 조금 더 진다’거나 ‘요일별 인기 메뉴 체크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등의 아이디어도 이 가운데 나왔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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