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10월 21일 17시 44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이는 금융계열사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돼 삼성계열사에 대한 의결권이 줄어드는 점을 가정한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은 본보가 21일 입수한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 검토보고서’에 담겨 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노리는 이유=대개 외국기업은 시장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우량기업을 인수하는 방법을 쓴다.
이런 면에서 외국 경쟁사에 비해 주가가 낮고 반도체 액정화면(LCD) 휴대전화 등의 사업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인 삼성전자는 매력적인 M&A 대상이 된다는 것.
투자펀드에는 더 매력적이다. 삼성전자는 6월 말 현재 8조5000억원의 현금을 갖고 있어 외국인이 경영권을 인수하면 대규모 현금배당으로 단기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
인수 후 사업부를 쪼개 팔 수도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해체를 뜻한다.
▽외국인의 M&A 시나리오=삼성그룹은 외국인이 삼성전자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지분을 약 26%로 본다. 이는 삼성계열사와 국내 기관투자가 지분을 합한 것으로 현재 주가를 감안하면 약 160억달러가 필요하다. 외국인의 자금력을 감안하면 결코 큰 금액이 아니라는 것. 단독 인수가 힘들면 몇몇 외국인이 손을 잡으면 된다.
삼성그룹은 “장부상 외국인 1∼10대 주주의 지분이 19.9%이지만 아직 파악되지 못한 해외주식예탁증서(DR) 등을 합하면 30%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외국계 투자은행 관계자는 “투자펀드는 기본적으로 수익률에 따라 움직인다”며 “SK㈜처럼 적대적 M&A를 시도해 주가가 2, 3배 오른다면 펀드들이 뭉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국에는 고철만 남는다=삼성은 “외국인의 적대적 M&A가 성공하면 한국의 국가리스크와 인건비, 의사소통 능력 등을 감안할 때 주요 생산시설을 해외로 분산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산업은 경기 사이클이 짧아 대규모 신규투자를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이것이 해외에서 이뤄지면 국내 생산설비는 3∼4년 내에 고철이 될 수 있다.
또 냉장고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사업은 수익성이 낮아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삼성은 신규 설비를 해외에 지으면 연구개발(R&D)센터 이전 등으로 6월 말 현재 5만9000명인 종업원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