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득 노총위원장 “정부-관료가 대한민국 망쳐”

  • 입력 2004년 10월 20일 23시 36분


이용득(李龍得·사진) 한국노총위원장이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소유를 조건부로 인정해야 한다며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20일 서울 서초구 염곡동 KOTRA에서 열린 외국계 투자기업 인사담당 임원모임 초청 세미나에서 “재벌의 경제적 효율성을 인정하느냐 안하느냐를 따진다면 나는 인정하는 사람”이라며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다면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소유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론스타나 칼라일 같은 외국 투기자본에는 금융시장을 열어두면서 국내 산업자본에 대해서는 금융자산 소유를 제한하는 것이 역차별 아니냐”며 “도대체 대한민국 정부가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또 “자본의 성격이 투기자본이다 보니 선진 금융기법과 같은 긍정적인 부분은 남긴 것이 없고 역기능이 더 많았다”며 “단기 실적주의가 좋은 예로 은행들이 리스크가 있는 기업대출은 안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가계대출로 가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노사문제와 관련해 그는 “대한민국을 망치는 것은 정부와 관료”라면서 “경제 환경은 빠른 속도로 바뀌는데 한국과는 다른 5년 전, 10년 전 외국의 얘기를 하면서 노사문제를 끌고 가려 한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와 함께 “외국에서 한국은 전투적 조합주의라고 하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대한민국의 노동자들은 대부분 정에 약하고 자기 기업에 대한 애정이 많은데 한국의 이런 현실을 외국에 제대로 알리지 않는 정부의 무능함과 직무 태만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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