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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0월 19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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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주던 신용카드 연체율이 작년 말을 정점으로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또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기초체력도 좋아지고 있다.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은행들이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거뒀지만 올해는 크게 개선돼 내년부터 주가도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행 실적 2005년부터 개선된다=22일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은행들이 3·4분기(7∼9월) 실적 발표에 들어간다.
애널리스트들은 은행업의 3·4분기 당기순이익이 2·4분기(1조3987억원) 실적에 다소 못 미치는 1조2000억∼1조3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2·4분기 때 SK네트웍스의 충당금 환입, 하이닉스반도체와 한보철강 매각 대금 유입 등 특별이익이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영업이익은 좋아지는 추세다.
이처럼 실적이 개선되는 것은 신용카드 문제로 ‘홍역’을 치른 은행들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와 카드 이용한도를 대폭 줄이는 등 부실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 연체율이 낮아짐에 따라 은행들이 쌓아야 하는 대손충당금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동원증권 이준재 책임연구원은 “은행이 지난해 카드 관련 충당금으로 23조원을 쌓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9조6000억원으로 줄었다”면서 “2005년 하반기부터 신용카드 초호황기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 한정태 연구위원은 “중소기업과 가계 연체가 아직 변수지만 은행들이 최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통제 범위 내에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리스크는 정책변수=은행업 전망을 마냥 ‘장밋빛’으로만 볼 수 없다. LG카드의 추가 자본 확충 요구와 관련한 금융권 부담이 남아 있다. 또 회계법인들이 집단소송제에 대비해 회계기준을 보수적으로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정부 정책에 따른 위험. 특히 최근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금융감독 당국이 경기 회복을 위해 은행에 중소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을 늘리도록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우증권 구용욱 금융팀장은 “국내 은행이 글로벌 은행과 경쟁하려면 아직 자본을 축적해야 하는 단계”라며 “당장 과실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설익은 과일을 따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세계적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금융부문 신용평가 담당 최영일 이사보는 “정부가 은행의 공공적 책임론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은행의 자율적 의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은행의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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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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