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패션 김석수팀장, 패션신사복 TNGT로 대박 ‘간큰 샐러리맨’

  • 입력 2004년 10월 17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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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패션 TNGT의 김석수(金碩洙·46·사진) 팀장은 ‘간 큰 샐러리맨’이다.

경영진에서 반신반의하던 신규사업에 대한 확신을 갖고 스스로 시범매장을 운영해 그 성과로 경영진을 설득했으니 말이다.

20, 30대를 겨냥한 ‘패션 신사복’ TNGT는 2002년 8월 2개의 시범점으로 출발해 현재는 매장 40개를 가진 브랜드가 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늘었다. ‘폭발적 신장세’까지는 아니지만 경기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아 ‘불황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게 신사복이라 의미는 크다.

2002년에 김 팀장이 처음 맡았던 건 ‘타운젠트’ 브랜드. 타운젠트는 ‘닥스’ 등 고급 브랜드와 백화점 영업을 위주로 하는 LG패션으로서는 드물게 운영하는 중저가(中低價) 브랜드. 1998년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저가 신사복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여러 브랜드에서 제품을 내놓던 상황이었다.

김 팀장이 보기에 타운젠트는 ‘전략부재’ 상품이었다. 시장이 커지는 데만 착안한 ‘미투(Me, Too) 상품’이었지 어떤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할지 분명하지가 않았다.

당시 신사복은 주5일 근무제 때문에 캐주얼에 밀려 ‘줄어드는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하지만 시장조사 결과 ‘유니폼 같은 천편일률적 신사복’은 줄어들고 있었지만 개성과 멋을 살리는 저가 신사복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컸다. 해외로 눈을 돌려보니 일본에서 마침 ‘투 프라이스 숍(Two Price Shop)’이 뜨고 있었다.

“한 번 사서 몇 년씩 입는 30, 40대 위주의 고가(高價) 신사복 대신 20, 30대가 부담 없이 자주 사 입는 ‘패션 신사복’을 만들어 보자는 결론이 났죠. 투 프라이스 가격정책으로 고객들이 가격 고민 대신 디자인에만 몰두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일본에서 투 프라이스숍으로 유명한 더슈트 컴퍼니와 제휴해 이탈리아 등지의 품질 좋은 옷을 싸게 사 올 수 있었다. 기본 스타일(베이직 라인), 트렌디한 스타일(뉴 베이직 라인), 패션리더의 감각이 들어간 스타일(트렌드 라인) 세 가지로 마케팅 방향을 잡았다.

결과는 대성공. 경기 안양시와 서울 구로구의 시범점은 인근에서 톱 매장이 됐다. 지난해 본격 사업을 시작한 TNGT는 올해 타운젠트 브랜드에서 분리돼 나왔다. 내년에는 매장을 54개로 늘릴 계획이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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