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증권사 FTSE종목 부정적 보고서 잇달아

  • 입력 2004년 9월 13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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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FTSE지수 선진시장 편입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외국계 증권사가 관련 기업에 대한 부정적 보고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보고서에 언급된 기업은 현재 FTSE 준(準)선진시장에 속해 있는 한국의 주가지수를 구성하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KT 국민은행 삼성전자 삼성SDI LG전자 등이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대표는 13일 “국내에선 한국이 선진시장에 들면 50억달러 규모의 펀드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외국인은 기업 가치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릴린치증권은 최근 기아차에 대해 ‘매도’ 의견을 냈다. 올해 자동차 판매량이 68만대로 작년보다 19%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 주가는 이를 감안한 기업가치보다 더 많이 올랐다는 것.

메릴린치증권 마크 윤 연구원은 “기아차를 팔고 현대차를 사는 게 낫지만 현대차도 내수부진이 장기화되거나 노사분쟁이 생길 경우 실적이 나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이체방크는 삼성전자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한 단계 내렸다.

도이체방크 육동조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D램 가격이 올해 평균치보다 40∼50% 폭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 목소리는 삼성SDI에도 쏟아졌다.

JP모건은 브라운관 사업부문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씨티그룹 스미스바니증권 구본준 연구원은 “당초 올해 PDP 수출물량이 120만대에 이를 것으로 봤지만 최근 추세를 감안하면 85만대 안팎에 그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CEO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된 국민은행을 보는 외국계 증권사의 시각도 곱지 않다.

이달 초 국민은행을 분석한 스미스바니증권 유동원 이사는 △중소기업 대출 연체 △내수 부진 △외국은행 시장 잠식 등을 투자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JP모건 서영호 상무는 “새 대표 선출 과정에서 잡음이 생길 것으로 보이고 이는 부실채권 관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가 국내 증시의 FTSE 선진국지수 편입 여부를 투자전략과 연계하는 건 위험하다고 본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선진국지수에 편입돼도 한국시장 투자비율이 얼마인지에 따라 자금 유입액이 달라지는 데다 헤지 펀드의 ‘치고 빠지기’식 투자 탓에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FTSE지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런던증권거래소가 만든 주가지수. FTSE 지수위원회는 세계 증시를 선진시장, 준선진시장, 신흥시장으로 나누고 있다. 지수위원회는 14일 준선진시장에 속한 한국과 대만을 선진시장으로 승격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

FTSE지수 관련 기업에 대한 외국계 평가(단위:원)
기업외국계 증권사올 예상실적 위험요인 또는 유의점투자의견목표가
기아자동차메릴린치68만1347대 판매내재가치 이상 주가 상승매도-
현대자동차메릴린치142만8001대 판매내수부진, 노사분쟁 우려매수60,000
국민은행씨티그룹순이익 1조100억원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4% 이상 상태 지속 여부매수51,500
KT모건스탠리순이익 1조1020억원내년 설비투자(2조원) 성과비중유지44,000
포스코리먼브라더스순이익 3조150억원4·4분기 가격 인상 어려움비중유지160,500
삼성SDIJP모건주당순이익 1만5397원브라운관 사업부진 우려중립130,000
LG전자씨티그룹주당순이익 9122원 TFT-LCD 과잉공급매수74,000
삼성전자도이체방크순이익 10조855억원낸드플래시 칩 가격 인하보유4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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