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양상선, STX그룹에 넘어갈듯…매각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 입력 2004년 9월 7일 18시 21분


국내 3위 해운사인 범양상선의 경영권이 STX조선, STX에너지 등 계열사를 거느린 STX그룹으로 넘어간다.

범양상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7개 업체의 입찰제안서를 검토한 결과 STX컨소시엄을 범양상선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김영기 산은 기업금융2실장은 “STX컨소시엄이 가장 높은 인수 가격을 제안했고 고용안정성과 매매계약조건 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1987년부터 법정관리와 은행관리를 받아왔던 범양상선은 17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됐다. 채권단은 이달 14일 본계약을 체결하고 실사 과정을 거쳐 이르면 올해 10월 말까지 매각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STX컨소시엄이 제시한 인수 가격은 주당 2만2000원대로 인수 금액은 67% 지분 인수시 4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조만간 회의를 갖고 지분 전량 매각 또는 부분(52% 또는 67%) 매각을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금호산업컨소시엄은 예비협상대상자의 지위를 얻었다.

STX는 이에 따라 연매출 5조원 이상의 중견그룹으로 부상하게 됐다. 지난해 그룹 매출 규모가 1조6000억원이던 STX는 범양상선 인수로 매출 규모가 2배로 늘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범양상선은 작년에 매출 1조9771억원에 영업이익 779억원의 실적을 낸 바 있다.

STX는 범양상선 인수로 그룹 주력사업을 ‘해운과 조선’의 양대 축으로 전환함으로써 획기적인 발전의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STX조선의 경우 범양상선을 통해 장기적인 선박 건조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66년 설립된 범양상선은 87년부터 채권단의 관리를 받아오다 92년 법원의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2002년 졸업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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