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산업은 없다”… 포스코-CJ, 공격적 해외시장 개척

  • 입력 2004년 9월 6일 18시 22분


코멘트
《1970년대 한국의 수출 주력품목이었던 섬유 신발 완구산업은 이제 그 명맥만을 간신히 유지할 뿐 점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싼 인건비만 믿고 내부혁신 노력을 게을리 한 것 못지않게 정부와 민간기업이 ‘후진국으로 넘어갈 사양(斜陽)산업’이라며 자포자기한 것도 커다란 원인이었다. 반면 포스코와 CJ㈜는 ‘사양산업은 없다. 국내에서의 경영노하우를 갖고 해외로 나가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실적으로 증명했다.》

포스코 이구택(李龜澤) 회장은 철강이 사양산업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공격적인 해외진출을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삼고 있다.

CJ㈜는 동물사료의 시장잠재력이 큰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해 한국-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중국을 잇는 아시아 벨트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포스코, “철강은 성장산업”=포스코의 해외진출은 92년 베트남에서 시작됐다. 이때는 국내의 공급초과 물량을 수출하는 방편으로 이뤄졌다. 이후 한국의 철강수요가 연간 국민 1인당 1t에 이르면서 성장엔진을 해외로 돌렸다.


특히 95년부터 급격한 산업화가 진행된 중국에 현지공장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투자해 지금까지 흑자규모가 9178만달러(약 1000억원)에 이른다. 작년도 매출액도 1조원에 육박한다.

포스코는 이제 철강수요가 급증하는 인도, 원재료인 철광석이 풍부한 브라질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기존의 용광로공법을 대체할 파이넥스(FINEX) 공법을 바탕으로 해외 조강능력을 1000만t 늘려 세계 1위 철강회사로 부상한다는 전략.

미국과 유럽이 환경오염과 높은 인건비를 이유로 국내에서 필요한 물량만 생산하는 소극적인 전략을 택한 반면 포스코는 ‘철강산업도 내부혁신과 해외진출을 통해 성장산업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적극적인 사고(思考)로 성과를 거뒀다.

▽CJ, 사료의 동남아 벨트를 구성=국내 축산업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사료시장은 1992년 이후 연간 2∼3% 성장하는 데 불과했다. 그나마 시장점유율 25% 이상인 농협이 절대강자로 자리잡고 있고 나머지 수십개 기업이 싸우고 있어 영업이익률은 5%도 안 된다.

반면 CJ㈜는 축산업의 비중이 크지만 아직 사료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동남아시아로 눈을 돌렸다. 96년 인도네시아에 처음 공장을 설립했다. 이어 필리핀 베트남에 잇따라 공장을 설립하고 2003년에는 거대시장인 중국으로 들어갔다. 비좁은 한국시장을 떠나 시장잠재력이 큰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것.

이 지역은 과학적인 축산기술이 도입되면서 동물사료 수요가 급증했고 매출뿐만 아니라 영업이익률도 높은 일석이조(一石二鳥) 효과를 보고 있다. 내년부터는 중국 공장이 본격가동되면서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보다 더 커질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한때 사원들 사이에 기피부서로 여겨졌던 사료사업부는 더 이상 비인기 부서가 아닙니다. 언젠가는 해외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중국어 공부가 한창입니다.”(CJ㈜ 사료기획팀 김태화 대리)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