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인상 담합 조사…“3개社 인상률-통보시기 엇비슷”

  • 입력 2004년 9월 2일 17시 41분


공정거래위원회가 신용카드회사의 담합 여부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면서 카드사와 할인점 업체간의 수수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공정위는 2일 비씨 KB LG카드 등 3사가 수수료 인상을 통보하는 과정에 담합이 있었는지 본격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3사의 인상률과 통보 시기가 비슷하다는 것. 공정위는 3사의 혐의가 드러날 경우 다른 카드사로도 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할인점업계 1위인 이마트에 이어 업계 2위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도 이날 카드사와의 가맹점 계약 해지에 대비해 전국 30개 점포에 ‘카드 결제를 중단할 수 있다’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6일부터는 KB카드도 수수료 인상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들의 불편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비씨카드와 이마트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의식해 대화 움직임도 일부 있었으나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타결 가능성은 많지 않다.

이마트에 따르면 1일 하루 동안 전국 이마트 매장에서 비씨카드를 꺼냈다가 쓰지 못해 물건 구입을 포기한 고객은 260여명으로 전체 구매 고객의 0.08%였다.

비씨카드를 쓰지 못하게 되자 다른 신용카드의 사용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이마트 전체 매출 가운데 카드 결제 비중은 56%로 평소의 65%보다 9%포인트 낮아졌다.

신세계 구학서(具學書)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소비자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최고경영자(CEO) 대화나 언론 등이 주관하는 공개토론회를 갖자”고 제안했다.

구 사장은 “소비자들은 이마트 고객이자 카드사들의 고객이기도 하다”면서 “추석 대목에 카드를 못 쓰면 불편한 만큼 추석 전에는 수수료 인상을 유보하자”고 ‘추석 대목 휴전론’도 제시했다.

그러나 그는 “수수료 인상은 대화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카드결제 관리 비용을 함께 낮춰 카드사의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비씨카드측은 “실무자급 협상이 우선이며, CEO 공개토론은 실무 협상 이후에 할 일이다”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수수료율도 이미 제시한 선에서 양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비씨카드는 “카드 결제 처리 비용을 줄이기 위한 사항에는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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