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눈앞…주가 바닥찍었나

  • 입력 2004년 8월 24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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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4.69포인트(0.6%)오른 792.34를 기록하는 등 주가지수가 800선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는 주장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7월 들어 내수경기가 회복세로 전환된 데다 정부가 최근 콜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 쪽으로 급선회하면서 국내 증시도 강세장에 진입했다는 것.

동원증권 조홍래 리서치센터장은 24일 “주가지수가 700선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은 해소된 상태”라면서 “국내 증시는 자정을 넘어 동트기 전 오전 1시경으로 비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강세장 진입을 운운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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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지수, 바닥 찍었나=대신경제연구소 성진경 연구원은 시황 보고서에서 바닥을 친 주가가 다음 달 820선을 넘어서면서 본격적인 강세장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성 연구원은 “11월을 전후해 경기가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이보다 2∼3개월 선행하는 주가지수는 8∼9월 저점에 이를 것”이라며 “콜금리 인하 등 정부의 내수부양 의지도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배럴당 50달러에 육박하고 있는 국제유가도 4·4분기(10∼12월)에는 30달러 중반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8월 들어 외국인이 금융과 전기전자 업종에 대해 순매수로 돌아선 것도 내수경기와 정보기술(IT) 경기를 밝게 보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 경기의 발목을 잡고 있던 내수경기가 7월 들어 미약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향후 증시를 밝게 보는 근거의 하나.

조 센터장은 “2001∼2002년 급등했던 가계 부채 규모가 3·4분기(7∼9월)에 줄어들면서 소비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가계의 소비 패턴이 부채에 의한 소비에서 소득에 의한 소비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강세장 진입은 내수회복이 관건=그러나 국내 증시가 강세장 초입 국면에 들어섰다는 판단은 아직 증권업계의 ‘소수’ 의견에 그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대부분 국내 내수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려운 데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가 둔화되고 있어 강세장 전환을 점치기가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전무는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지만 속도가 느리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지지부진한 상태여서 펀더멘털이 나아졌다고 보기 힘들다”면서 “최근 주가지수의 반등은 그동안 낙폭이 컸던 데 따른 반작용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국내 투자자의 증시 외면이 여전한 가운데 외국인이 주도하는 장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주가지수가 820선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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