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금감위장 “시장경제 지탱할 법과 원칙 실종”

  • 입력 2004년 8월 4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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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신임 금융감독위원장이 4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시장경제’ 및 ‘법과 원칙’을 강조했다.- 변영욱기자
윤증현 신임 금융감독위원장이 4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시장경제’ 및 ‘법과 원칙’을 강조했다.- 변영욱기자
윤증현(尹增鉉) 신임 금융감독위원장은 4일 “지금 한국에 가장 중요한 건 시장경제 원칙이며 그 버팀목은 자유민주주의와 함께 법과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아직도 경제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부분에서 법과 원칙이 실종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장경제’ 및 ‘법과 원칙’을 강조한 그의 발언은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최근 “요즘 시장경제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고 말한 것과도 비슷한 맥락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윤 위원장은 또 “국민에게 정부 정책을 알리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는 공직자와 언론의 관계가 돈독해야 한다”며 “앞으로 기자실에 수시로 출입하겠다”고 말했다.

금융 감독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는 “재경부의 금융 감독정책 권한을 금감위로 상당 부분 이양하는 실무 작업이 진행되는 걸로 안다”고 밝혔다.

6년 만에 공직에 컴백한 윤 위원장은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그는 금감위원장 내정 발표가 난 2일 서울시내 모 호텔에서 이번 기자회견을 위해 ‘밤샘 공부’를 하기도 했다.

―시장경제의 요체는 무엇인가.

“경쟁이다. 많은 분야에서 경쟁이 강화되어야 한다. 구소련 붕괴 후 독립한 각국에 가보면 시장경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윤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취임사에서 “너무 커서 망하지 않거나(Too big to fail), 너무 커서 감독하지 못하는(Too big to discipline) 관행을 뿌리 뽑겠다”고 다짐했다.

―금융 감독체계 개편에 대한 생각은….

“현재의 감독기구가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부족하다는 인상이다. 시장의 신뢰가 최우선이다. 조직 이기주의는 절대로 허용하지 않겠다.”

―윤 위원장은 외환위기 때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을 지냈다. 환란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데….

“무한 책임을 느낀다. 다만 특정인이 특정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뼈아픈 경험을 했고 이를 우리 경제에 기여하는 교훈으로 삼겠다.”

―지난해 카드대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지난 정부에서 경기 진작을 위해 수요를 유발하는 과정에서 (카드사태가) 벌어졌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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