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정몽헌회장 1주기 맞는 현대그룹…현정은회장 체제탄탄

  • 입력 2004년 8월 1일 19시 02분


4일은 고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1주기이다.

현대그룹은 정 회장 사망 이후 정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玄貞恩·사진) 회장과 현 회장의 시삼촌인 정상영(鄭相永) KCC명예회장의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으나 현 회장 중심의 경영 체제로 굳어졌다.

또 정 회장 사망 이후 현대의 대북사업이 파행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지난해 9월 이후 금강산 육로관광이 활기를 띠고 있다. 현대그룹은 정 회장 1주기를 앞두고 중장기 비전을 마련하고 있다.

▽현정은 회장체제 구축=현대그룹은 4일부터 사흘간 현 회장과 그룹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금강산에서 신입사원 수련회를 한다.

정 회장 사망 이후 현대그룹은 경영권 분쟁으로 혹독한 시련을 겪었으나 지난해 10월 현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에 오른 이후 현재 총 42.32%의 우호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지키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는 6월 초 그룹의 핵심계열사이자 중간 지주회사격인 현대상선의 자사주 1236만6040주(12%) 전량을 우호세력인 허치슨왐포아사에 팔아 경영권 안정에 주력했다. 현대상선은 아산, 택배, 증권 등 나머지 계열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현 회장측과 지분 경쟁을 벌였던 KCC가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21.47%를 계속 보유하고 있어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그룹 계열사 실적이 작년 하반기부터 크게 호전된 것도 현 회장 체제에 힘을 실어줬다.

현대상선은 해운업계 호황으로 올 1·4분기(1∼3월)에 창사 이래 최대인 12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현대엘리베이터도 같은 기간 사상 최대인 113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대그룹 재건과 대북사업=현대그룹은 미니그룹으로 전락한 그룹의 위상을 회복해 한때 재계를 주름잡았던 ‘현대’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이 그 한 축이다. 육로 개방 이후 금강산에는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고 7월에는 월간 최대 관광객 수를 기록했다. 개성공단 사업도 6월 말 시범단지가 완공되는 등 본격화되고 있다.

지금까지 대북사업에 1조5000억원을 쏟아붓고 지난해 말 누적적자가 3438억원에 달했지만 일각에서는 흑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대가로 내년 3월까지 북한에 지불하기로 한 돈이 5억달러가 넘는데다 남북관계 변화에 따라 언제라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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