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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8월 1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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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은 기업가는 죽어도 기업만 살리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아닌가.”
열린우리당의 ‘정책통’인 홍재형(洪在馨) 정책위의장이 지난달 31일 제주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8회 제주 서머포럼’에서 기업인들로부터 비난과 불만이 뒤섞인 질문 공세를 받고 곤욕을 치렀다. 기업인들은 특히 현 정권 내 특정 인사의 실명(實名)을 거론하면서까지 비판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공동 주최로 열린 이번 포럼의 폐회 강연을 맡은 홍 의장이 정부 여당의 경제정책을 설명하자 기업 관계자들은 그동안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봇물 터지듯 쏟아냈다.
한 기업인이 ‘정부 여당의 분배우선정책’을 비판하자 홍 의장은 “절대 분배 우선이 아니다. 우선 분배를 해서 성장을 하겠다는 생각은 안 한다. 파이가 커져야 분배할 것이 생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다른 방청객이 “홍 의장이 얘기하는 것은 정부의 얘기와 다르다. 돌아가는 흐름은 분배 위주인데 성장 위주라고 하니까 혼란스럽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혼선을 빚으니까 기업이 투자를 안 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홍 의장이 또 “내년 예산안을 보면 실제로 경제를 촉진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한 방청객은 “이정우(李廷雨)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장은 분배가 먼저라고 하지 않느냐, (현 정부는) 과거를 들추는 작업만 하지 않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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