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T는 ‘신경전’…SKT 단말기사업 확대에 반발

  • 입력 2004년 7월 22일 18시 32분


휴대전화 서비스업체의 단말기 제조사업 확대를 놓고 제조업체와 서비스업체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동통신 서비스 1위 업체인 SK텔레콤의 단말기 사업 확대 움직임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서비스업체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시장을 왜곡해 주력산업인 휴대전화 산업의 기반이 뿌리째 흔들릴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서비스업체들은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제조 역량 강화는 불가피하다며 맞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시장에 내놓은 신제품을 SK텔레콤을 제치고 KTF에 우선 공급하기로 해 두 진영의 신경전이 심화되고 있다.

▽서비스업체의 제조 겸업 논란=이번 사태의 발단은 SK텔레콤의 단말기 제조 자회사인 SK텔레텍이 제공했다.

SK텔레콤에 ‘스카이’ 단말기를 공급해 온 SK텔레텍은 세계 10위 도약을 목표로 최근 중견 제조업체인 벨웨이브와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SK텔레텍의 내수 물량은 그동안 연간 120만대로 제한돼 왔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도 내년 말로 풀릴 예정이어서 제조업계의 위기감은 증폭되고 있다.

KTF도 자회사 KTFT의 단말기 제조사업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유통시장을 장악한 서비스업체의 가세로 내수시장이 왜곡되면 중소 전문업체의 도산 등 휴대전화 산업의 기반이 와해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제조업체들은 서비스업체의 제조 겸업에 대해 내수물량 제한, 제조사 계열 분리 등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SK텔레콤측은 “자회사를 통한 단말기 사업은 전문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도 아니고 구매 물량도 극히 적다”고 반박했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신경전=휴대전화 제조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SK텔레텍의 벨웨이브 인수 움직임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서비스업체가 제조업까지 겸하는 것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고 불공정 행위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

SK텔레콤이 자회사인 SK텔레텍의 ‘스카이’ 모델을 집중적으로 마케팅하는 것에 대해서도 삼성전자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삼성전자의 단말기 공급 전략의 변화는 이 같은 신경전의 영향으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내놓은 카메라폰 신제품 ‘V4400’과 ‘SPH-S2300’ 모델을 KTF에만 공급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내수시장 물량의 50% 이상을 소화해 온 최대 고객 SK텔레콤을 제쳐놓고 KTF에 첨단기종을 전량 공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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