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사-한국IBM BCS 발표 ‘존경받는 30대 한국기업’

  • 입력 2004년 6월 20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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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와 한국IBM BCS가 20일 공동 발표한 ‘존경받는 30대 한국기업’에서 종합순위 1위를 차지한 삼성SDI는 주주와 직원 고객 사회 환경 등 5개 평가 분야에서 골고루 좋은 평가를 받은 ‘팔방미인’이었다. 재무실적도 뛰어나 2000년 매출 5조5488억원, 당기순이익 5452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사상 최대 매출과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2003년에는 매출 7조1982억원, 당기순이익 6494억원을 달성했다. 금년에도 사상 최대의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예상된다.》

이 회사 실적은 브라운관 업체라는 전통 기업에서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과 휴대전화용 소형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을 주력 제품으로 하는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으로 변신하면서 일궈낸 성과이기 때문에 더욱 값지다는 평이다.

이 회사는 1999년 ‘삼성전관’에서 ‘삼성SDI’로 이름을 바꾸면서 디지털시대 선도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했다.

이번 평가에서 삼성SDI가 두각을 나타낸 분야는 직원 만족과 사회 공헌. 이 회사의 직원교육시스템에서 ‘기업의 핵심자산은 인재’라는 글로벌 선진기업의 경영 흐름을 읽어낼 수 있다.

삼성SDI는 ‘또 하나의 대학’이라고 불릴 정도로 모든 직급과 직무에 따라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400여 가지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해외 사업장의 외국 근로자들도 한국으로 불러 교육시킨다. 연간 직원 교육비는 1인당 평균 930만원으로 조사 참여기업의 평균(100만1000원)보다 9배가량 높다.

천동락 인사팀장(상무)은 “직무교육을 강조하는 일본식 기업교육과 핵심인재에 대한 교육 및 리더십을 강조하는 미국식 교육시스템의 장점을 결합해 교육시스템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교육의 결과로 연평균 2787건의 특허를 취득해 전체 평균인 340건보다 월등히 높다.

이 회사가 최근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감성경영. 종업원이 직장생활을 즐거워해야만 창의적 발상이 넘쳐나고 경쟁력도 올라간다는 게 김순택(金淳澤) 사장의 신념이다.

김 사장은 최근 성인이 된 직원 250명에게 각종 선물과 함께 ‘말하는 인형’을 선물했다. 선물을 받은 사원들은 “‘말하는 인형’에서 김 사장의 육성 축하 메시지가 흘러나올 때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감성경영은 삼성 특유의 꼼꼼하고 정밀한 기업문화에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문화를 접목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회사 주력제품이 영상장치라는 점에 착안해 주로 시각장애인들을 돕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해 오고 있다. 1995년부터 영세민이나 소년소녀가장 중 시각장애인을 골라 매월 20명에게 광명을 되찾아줬다. 지금까지 이 회사의 도움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된 완전 및 부분 시각장애인은 2300여명.

조기현 재무팀장(상무)은 “회사가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주주와 직원, 사회 등 각 분야에서 헌신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는 경영목표를 가지고 노력해 왔다”면서 “존경받는 기업이 장기적 성과도 좋다는 사실을 입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좋은 기업 ‘덩치’와는 무관”

대구銀 웅진코웨이 신도리코 등 중견기업 포함 눈길

‘존경받는 30대 한국기업’에 대구은행 웅진코웨이 신도리코 등 지방은행과 중견기업이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들 업체는 모두 고객과 원만한 관계를 통해 소규모 조직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대구은행은 대우증권(11위) 국민은행(16위) 등 대형 금융사를 제치고 종합순위 6위(100점 만점에 78.77점)에 오르는 ‘이변’을 낳았다.

대구은행은 향토기업 및 지역주민에게 밀착된 경영으로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모범적인 기업으로 꼽혔다. ‘물난리가 나면 공무원보다 더 빨리 움직인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다.

대구은행은 금융기관답게 위기관리를 위해 체계적인 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위기관리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인력을 배치했으며 시나리오별로 구체적인 대응 방안까지 세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직률(0.46%)이나 결근율(0%)도 거의 제로(0)에 가까워 ‘다니고 싶은 직장’임이 확인됐다.

종합순위 28위(71.16점)에 오른 웅진코웨이는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비데 등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 전직 외판원 출신인 윤석금(尹錫金) 회장의 탁월한 영업 노하우가 조직 곳곳에 배어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정수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웅진코웨이는 일반 소비재를 생산하는 제조업체답게 고객 분야(15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홈페이지에 제품에 관한 상세설명서와 서비스 관련 정보나 제조 과정 등을 공개하고 있고 제품에 관한 허위나 과장 광고, 불공정 약관 적발 사례도 없어 소비자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복사기와 프린터, 팩스, 첨단디지털 제품을 생산하는 신도리코는 총점 71.06을 얻어 종합순위 29위에 올랐다. 이 회사는 ‘직원이 만족해야 기업의 이윤이 보장된다’는 독특한 슬로건을 내걸고 사원 복지에 힘쓰고 있다.

이 회사의 충남 아산 공장은 휴양지를 방불케 할 정도여서 휴일마다 직원 가족들이 ‘쉬기 위해’ 일터를 찾을 정도다.

높은 수준의 사원 복지는 고객에 대한 질 높은 서비스로 이어졌다. 신도리코는 고객만족도 조사를 위한 전담조직 및 전문 인력을 배치하고 고객의 개선 요구 사항을 제품 생산에 체계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또 중견 제조업체로는 드물게 지난해부터 전 직원에게 주기적인 환경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점도 이번 조사에서 높이 평가됐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 평가결과 발표 한국 IBM BCS 고든 사장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조사와 평가 작업이 이뤄진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동아일보사와 함께 ‘존경받는 30대 한국기업’을 공동 발표한 한국IBM BCS의 제임스 고든 사장(48·사진)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일보사 19층 회의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순위 발표 결과를 이렇게 한마디로 요약했다.

고든 사장은 이날 최종 순위 확정을 위한 자문위원단 회의에 참석해 회의 과정을 흥미롭게 지켜본 뒤 “자문위원들이 개별 기업의 순위에 개의치 않고 과학적 평가방법과 사실을 근거로 논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존경받는 30대 한국기업’ 선정 프로젝트를 하게 된 배경은….

“과거에는 수입을 많이 올리고 시장점유율이 높으면 위대한 기업으로 간주됐다. 지금은 이런 것이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하나의 기준에 불과하다. 현대적 기업 가치를 반영하는 존경받는 기업상(像)을 제시하고 싶었다. 이런 기업이 한국에서 늘어나기를 희망한다.”

―존경받는 기업을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나.

“뛰어난 재무 실적을 자랑할 뿐 아니라 주주 직원 고객 사회 환경 등 5개 분야 이해관계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 그 혜택을 누리는 기업이다. 한마디로 혁신적이며 윤리적이고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이다.”

―이번 평가 방법은 다른 기관이 사용한 평가체계와 어떤 차이가 있나.

“우리는 기업 역량만 평가한 게 아니라 해당 기업의 약점을 찾아내 어떻게 극복해야 되는지 안내자 역할도 하려고 했다. 따라서 참여업체들은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어디에 주력해야 할지 알 수 있다. 또 전문가의 주관적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다른 기관의 조사와 달리 우리는 재무 분석과 설문조사를 통해 얻은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기업을 평가해 주관이 개입될 여지를 배제했다.”

―향후 계획은….

“올해로 끝나지 않고 매년 계속할 것이다. 조사 대상도 200대 상장기업에 국한하지 않고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평가방법도 매년 개선될 것이다.”

IBM BCS는 2002년 IBM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컨설팅부문을 통합하여 출범한 세계적 규모의 통합컨설팅 조직이다. 정보기술(IT)과 경영전략 분야를 주로 컨설팅하고 있고 세계 160여개국에서 6만여명의 컨설턴트와 전문 인력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IBM BCS에는 6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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