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7함대 기함 USS 블루리지호와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아사히호가 16일 남중국해에서 연합 훈련을 하고 있다. 주일미군 엑스
일본 정부가 21일 살상무기에 대한 수출 규제를 풀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뒤 ‘평화국가’를 지향해온 일본의 안보정책이 큰 전환점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일본 정부는 각의(국무회의)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방위장비의 수출 규정을 정한 방위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 지침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비전투 목적으로 한정된 기존 무기수출 규정이 폐지되고, 살상무기 수출이 가능하게 됐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수출이 가능한 방위장비를 구난, 수송, 경계, 감시, 소해(掃海·기뢰 등 위험물을 없애는 것) 등 비전투 목적의 5개 유형으로 제한해 왔다. 이에 따라 호위함과 전투기 등 살상무기는 외국과의 공동개발 및 생산 등의 예외가 아니면 해외에 수출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개정을 통해 이 같은 제한을 철폐했다. 일본 정부가 방위산업 성장을 위한 정책 지원에 나서면서 군사대국화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개정을 통해 전투기 등 살상무기 수출 대상은 방위장비 이전 협정을 맺은 미국, 영국, 호주 등 17개국이다. 또 살상무기 수출 시 총리, 관방장관, 외상, 방위상이 참석하는 NSC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현재 무력 분쟁 중인 국가에 대한 수출은 원칙적으로는 인정하지 않기로 했으나 일본 안보상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NSC 결정을 거쳐 수출이 허용된다. 타국과 공동으로 개발하는 무기도 일본 안보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전투 중인 제3국에 무기를 판매할 수 있다.
경계관제레이더 등 살상 능력이 없는 ‘비무기’에 대해선 수출 대상국에 제약을 두지 않는다. 아사히는 “(살상무기) 수출을 통해 일본 방위산업의 생산력을 강화해 향후 전쟁 발생 시 일본이 전투를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라고 분석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취임 6개월을 맞은 이날 이번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는 이날 X를 통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방위장비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각국의 방위력 향상, 나아가 분쟁의 사전 억지에 기여하며 일본의 안보 확보로도 이어진다”며 “전후 80년 이상 이어온 평화국가로서의 행보와 기본 이념을 유지하는 데 전혀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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