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대선소주 사라지나… 당분간 브랜드 그대로 사용

  • 입력 2004년 6월 9일 20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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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년간 부산시민들의 애환과 함께한 대선소주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나.’

부산의 대표적 향토기업인 대선주조가 롯데햄·우유 대표이사인 신준호 롯데그룹 부회장에게 매각되면서 회사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대선주조에 따르면 주식의 50.79%가 신 부회장에게 매각됐지만 경영진의 교체는 없을 것이며 제품명도 ‘시원소주’를 그대로 사용한다.

회사 측은 경쟁사인 무학의 적대적 M&A 방어에 한계를 느낀 데다 최근 무학과의 법정분쟁 과정에서 경영진 해임판결까지 내려져 회사를 발전적으로 이끌 신 부회장에게 매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선주조의 인수배경과 관련해 롯데그룹은 “신 부회장 개인이 지분을 인수한 것이지 그룹차원의 소주사업 진출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결국 롯데에서 현재 추진 중인 진로의 인수문제가 정리되면 대선주조 경영에도 직접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추측이 우세하다.

롯데가 올해 말 판가름이 나는 진로의 인수에 성공하면 대선주조를 포함시켜 큰 틀에서 소주시장을 재편할 가능성이 높고, 실패하면 대선주조를 바탕으로 소주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업계는 관측했다.

당분간은 대선주조의 회사명과 ‘시원소주’ 브랜드가 사용되지만 시장상황에 따라 모두 이름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진로는 전국 소주시장의 54%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선주조는 4위로 시장점유율 7.8%(부산지역 87%) 점유하고 있다.

30년간 ‘대선소주’만 마셨다는 김영만씨(57·상업)는 “회사의 사정에 따라 이름은 바꿀 수 있지만 슬플 때나 기쁠 때나 함께 했던 소주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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