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장수풍뎅이 귀한 몸이네”

  • 입력 2004년 6월 8일 21시 05분


표고버섯을 재배한 뒤 버려지는 폐목을 이용한 장수풍뎅이(일명 투구벌레) 사육이 충북 영동지역 농가의 새 소득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영동군 학산면 도덕리 일대 10여 농가는 지난해 ‘영동군장수풍뎅이연구회’(회장 여운하)를 만들어 연간 5000여만원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영동읍 설계리와 상촌면 임산리, 용화면 자계리 등 30여 농가들도 지난해부터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학산면 농민들이 풍뎅이 사육에 눈을 뜬 것은 2001년부터다. 농민들은 외지사람들이 표고버섯 재배 뒤 못쓰게 된 폐목에서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찾는 모습을 보고 연구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애벌레 생산에 나섰다. 표고버섯 재배용 나무들은 2, 3년 정도만 사용이 가능하고 이후에는 주로 땔감으로 이용돼 왔다.

이 곳에서 길러진 애완용 장수풍뎅이는 암수 1쌍에 2만5000∼3만원(톱밥사료 포함)에 판매되고 있으며 유충(굼벵이)은 1봉지(200마리 안팎)에 25만원을 받고 한약재나 건강보조식품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자 영동군농업기술센터는 장수풍뎅이 애벌레의 정확한 효능을 알기 위해 지난해 9월 경희대 식물대사연구센터에 ‘항 당뇨 및 숙취제거’에 대한 용역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

농민들도 판매촉진을 위한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4월 열린 제1회 청원유채꽃 축제 때 곤충전시관에 3000여마리의 성충과 유충을 출품해 관심을 끌었다.

영동군농업기술센터 시험연구과 장인홍씨(42)는 "장수풍뎅이는 온도나 채광으로 변태시기를 조절할 수 있어 애완용으로도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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