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기업 못나가는 기업 CEO는 남다르다

  • 입력 2004년 5월 26일 18시 11분


‘잘나가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차이는 어디에서 생기는 걸까.

삼성경제연구소는 26일 환경 급변으로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이 중시되고 있다며 외국 주요기업의 최고(Best)와 최악(Worst) CEO 유형 5가지를 제시했다.

●고공행진형

초우량기업을 끊임없이 변신시키고 ‘1등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기업인이다.

핵심전략을 유지하면서도 시장 요구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월마트의 리 스콧(사진), 신사업 육성을 위해 경쟁사인 도시바와 협력도 불사한 캐논의 미타라이 후지오, 시장 트렌드를 조기에 포착해 기업문화를 재정비한 마쓰시타의 나카무라 구니오 등이 꼽혔다.

●수직상승형

미래지향적 꿈을 제시하고 산업 생태계의 변혁을 주도하거나 압축적 성장을 일궈낸 결단력과 돌파력을 보유한 CEO다.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보다 중시되는 시대를 창출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디지털TV의 수요 증가를 조기에 포착한 컴퓨터회사 델의 마이클 델(사진),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으로 500여개의 브랜드를 확보한 로레알의 린제이 오언 존스 등이 꼽혔다.

●기사회생형

‘버릴 것은 버리는’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거나 성공할 때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은 채 외부의 비난을 감수하는 유형이다.

닛산의 카를로스 곤(사진)은 2년 내에 회사를 회생시키지 못하면 스스로 물러나겠다면서 낡은 차종과 공장을 과감하게 폐기했다.

3M의 제임스 맥너니는 제너럴 일렉트릭(GE)의 합리적 기업문화를 접목시켜 3M의 비효율을 타파했다.

●돌발추락형

환경변화에 따른 어부지리를 자신의 실력 때문인 것으로 착각하거나 정경유착 등으로 부당이익을 추구한 사람이다.

혁신적 기업이라는 평판을 얻은 엔론의 케네스 레이(사진)는 고도성장에 집중해 비정상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부채를 은닉하는 등 기업 몰락을 자초했다.

불명예 퇴진한 타이코의 데니스 코즐로스키는 아내의 호화 생일파티를 위해 공금으로 100만달러짜리 샹들리에를 구입했다.

●위기반복형

새로운 산업 트렌드에 둔감하거나 우유부단과 언행 불일치 등으로 불신을 자초한 기업인이다.

소니의 이데이 노부유키(사진)는 소비자 욕구의 흐름을 읽지 못해 신뢰를 잃었고 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스너는 후계자 양성을 등한시해 무책임한 CEO라는 오명을 남겼다.삼성경제연구소 이민훈 연구원은 “성공한 CEO가 되기 위해서는 외부 평가에 연연하지 말고 실적으로 승부해야 하며 분명한 비전을 갖고 일관성 있는 경영 방식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위르겐 슈렘프는 합병 이후 시장점유율 하락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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