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요가… “나를 찾고 너를 찾고 우리가 있더라”

  • 입력 2004년 5월 24일 16시 28분


코멘트
웰빙 열풍이 불면서 요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요가는 신체를 유연하게 하고 정신 수양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미아점과 현대백화점 미아점 문화센터에서 요가를 하는 여성들. 김미옥기자 salt@donga.com
웰빙 열풍이 불면서 요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요가는 신체를 유연하게 하고 정신 수양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미아점과 현대백화점 미아점 문화센터에서 요가를 하는 여성들. 김미옥기자 salt@donga.com

“손을 합장하시고, 숨은 들여 마시면서 손을 올리시고, 마음은 손끝에 두세요. 이 동작은 산란한 마음을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19일 오전 신세계백화점 미아점 문화센터 요가교실에는 20대 초반부터 60대 후반에 이르는 여성 20여명이 앉아서 요가에 집중하고 있었다. 3개월 동안 지속된 봄 학기를 마감하는 날.

같은 시간 현대백화점 미아점 문화센터. 차분한 인도 음악을 배경으로 10여명의 주부들이 강사의 지도에 따라 결코 쉬워 보이지 않는 동작을 반복하고 있었다.

건강한 삶을 위해 요가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요가 전문가들은 “신체활력뿐 아니라 정신적 안정도 얻을 수 있는 게 요가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한다.

건강을 위해 요가를 선택한 여성들도 이런 말에 동의할까. 요가를 하면 어떤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겪게 될까. 요가교실에서 만난 여성들을 통해 직접 들어봤다.

○ 생활의 활력은 물론 아픈 몸도 고친다

이상인씨(28·서울 강북구 수유동)는 어려서부터 척추염 때문에 허리 통증에 시달려왔다. 물리치료 등 온갖 치료를 받았지만 완치는 어려웠다. 이씨는 신문에서 요가가 허리통증에 좋다는 기사를 보고 지난해 6월 처음으로 현대백화점 요가교실을 찾았다.

“3개월 정도 지나니깐 뻐근하던 허리가 풀렸어요. 지금은 치료를 받지 않아요.”(이씨)

조혜영씨(40·서울 성북구 길음동)는 만성적인 어깨통증을 고친 경우. 2년 전만 해도 어깨가 결려 약을 먹어야했지만 요가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뒤엔 약을 끊을 만큼 좋아졌다고 한다.

어디가 아프지 않더라도 요가를 하면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느낀다고. 오래 서 있어도, 많이 걸어도 다리가 이전만큼 아프지 않다는 것. 요가를 시작한 지 1년이 된 박원화씨(36·서울 성북구 상월곡동)는 “산을 올라보면 몸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실감할 수 있다”며 “몇 시간 등산해서는 숨이 차지 않고 다리가 아프지 않다”고 말했다.

홍덕화씨(37·서울 성북구 하월곡동)는 “늘 몸이 가볍고 컨디션이 좋아 건강에 자신을 갖게 됐다”며 “원래 운동 신경이 둔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운동을 배우는 데 두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 이래서 요가가 여성에게 더 좋다

다른 운동에 비해 별다른 준비를 할 필요가 없고 따로 시간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주부들에겐 큰 장점.

홍덕화씨(37·서울 성북구 하월곡동)는 “시간이 날 때마다, 생각이 날 때마다 짬짬이 할 수 있다”며 “다른 운동처럼 별도의 시간을 낼 필요가 없어 생활의 일부처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가가 여성에게 더 잘 어울린다는 의견도 있다.

신세계백화점 이정록 강사는 “주부들은 출산과 가사노동을 통해 몸의 일부가 변형될 수 있다”며 “요가를 하면 자주 쓰지 않던 근육을 활용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요가의 기본인 수축과 이완 동작이 여성에게 더 많은 관절염과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

정신수련이 된다는 것도 장점. 이 강사는 “요가를 통해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어 가족관계 등 말 못할 마음고생으로 시달리는 주부들이 평화를 얻는다”고 말했다.

○ 시작과 준비

요가는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는 운동인 만큼, 옷은 꽉 조이는 것보다는 헐렁한 게 좋다. 요가를 할 때는 몸을 죄는 거들 등도 착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매트는 동작을 할 때 밀리지 않는 것이면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요가를 시작할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무리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현대백화점 정진희 강사는 “처음 시작할 때는 50, 60대는 주 1, 2회, 20∼40대는 주 2, 3회 한 번에 30분∼1시간 하는 게 적당하다”고 말했다. 또 요가를 시작한 뒤 1주일 또는 1개월 정도 지나면 근육통이 심해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조금씩 운동량을 늘리면서 극복하라는 조언이다.

신세계백화점 이 강사는 “직장인 가운데 혼자서 요가를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며 “요가는 동작에다 호흡을 맞춰야 하는 만큼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고 말했다. 또 단기간 자주 하는 것보다는 주 1회라도 꾸준히 연습하는 게 중요하다고.

현대백화점 정 강사는 “최근엔 다이어트를 위해 시작하는 주부들도 많지만 요가를 한다고 급격히 체중이 줄지는 않는다”며 “요가는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요가복 구입요령▼

요가는 육체와 정신의 웰빙을 추구하는 운동. 복장이 편안해야 요가도 잘 된다. 가지고 있던 편안한 운동복도 좋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처럼 전문 요가복을 장만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요가복 이렇게 고르자=피트니스웨어 전문매장 ‘더 무브먼트’의 김수현 기획팀장은 요가복을 고를 때 소재, 라인, 디자인 등 3가지를 유념하면 좋다고 조언한다.

면에 라이크라 등 기능성 섬유가 혼방된 제품이 땀 흡수가 잘 되면서 신축성도 좋다. 꽉 끼는 것보다는 약간 헐렁하고 자연스러운 복장을 추천한다.

상의는 소매나 목 라인이 너무 끼지 않아야 한다. 여유로운 7분 소매도 좋고 바지는 윗부분은 붙다가 발목으로 내려가면서 약간 A라인으로 벌어지는 ‘부트렉’ 스타일이 인기가 좋다.

김 팀장은 “요가는 정신적인 운동이므로 원색보다는 연분홍, 하늘색 등의 파스텔톤의 차분한 색깔이 좋다”며 “꽃무늬나 간단한 자수 등 인도분위기가 풍기는 디자인 제품이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이런 제품은 어때요=요가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유통업체도 전용 매장을 들여놓고 다양한 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6층의 ‘푸마 컬렉션’은 요가 의류 전문 ‘누알라 라인’을 준비했다. 누알라 라인은 대부분 면 소재로 돼 있으며 평상시에도 입을 수 있도록 패션을 가미한 것이 특징. 7∼8분 길이의 헐렁한 느낌의 면소재 ‘요기팬츠’가 14만8000∼21만8000원. 바닥 중간에 딱딱한 판이 없어 부드럽게 꺾어지는 요가용 슈즈가 13만8000원선.

나이키는 요가를 할 때 바닥에 깔 수 있는 ‘요가 매트’를 3만9000∼4만9000원선에 내놓았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의 요가 전문매장 ‘레노마짐’에서도 다양한 요가 의류를 살 수 있다. 신축성이 좋은 쿨맥스 바지는 8만3000∼8만7000원선, 티셔츠는 땀 흡수 기능이 뛰어난 서플랙스 소재가 주를 이룬다. 4만7000∼6만3000원선.

휠라 제품으로는 동양적인 무늬를 현대적 감각으로 디자인한 요가복이 인기가 좋다. 상의 5만5000∼7만원, 바지는 4만5000∼6만원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최근 입점한 휘트니스웨어 전문 편집매장 ‘더 무브먼트’는 다양한 요가복을 팔고 있다. 이곳에서 파는 ‘단스킨’은 미국의 유명 휘트니스 브랜드로 탱크탑, 스웨터, 바지 등이 7만5000∼15만원. 쿨맥스와 면 혼방으로 촉감이 부드럽고 산소 투과율이 높아 쾌적한 것이 특징.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