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5곳중 1곳 경상적자 작년 실적 외환위기후 최악

  • 입력 2004년 5월 17일 18시 24분


지난해 한국의 제조업체 5곳 가운데 1곳은 경상이익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기업의 수익은 개선됐으나 중소기업은 악화돼 기업 규모에 따른 수익구조 양극화현상은 더욱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03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제조업체 가운데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마이너스(적자)인 업체의 비중은 21.2%로 2002년의 18.8%에 비해 2.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의 29.0%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또 지난해 대기업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5.4%에서 6.0%로 높아진 반면 중소기업은 3.4%에서 2.5%로 0.9%포인트 떨어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그러나 대기업의 호조에 따라 전체 제조업체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4.7%로 74년(4.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제조업 이자보상비율은 367.1%로 전년의 260.3%에 비해 106.8%포인트가 높아져 63년(375.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어서 영업이익으로 빚도 못 갚는 업체의 비중은 전년의 23.5%에서 26.2%로 오히려 높아졌다.

제조업 전체의 부채비율은 대기업의 차입금 상환과 투자축소가 겹쳐 전년의 135.4%에 비해 12.0%포인트 낮아진 123.4%였다. 이는 66년(117.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제조업체의 총자산 대비 보유현금 비중도 지난해 말 현재 9.7%로 1년 전의 8.1%보다 높아지며 4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변기석(邊基石)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기업의 수익성은 전체적으로 개선됐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졌으며 기업들이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주력한 반면 투자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매출액 경상이익률 : 영업이익에서 금융비용을 뺀 경상이익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