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CA투신 바체비치 사장 “빨리빨리式 자산운용 피해야”

  • 입력 2004년 5월 12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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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진지한 사업입니다. ‘빨리 빨리’식으로 자산을 굴리는 것은 거부합니다. 천천히 꾸준히(slowly and steadily) 해야 할 일입니다.”

농협CA투신운용 필립 바체비치 사장(사진)이 12일 회사 창립 이후 1년간의 운용성과를 밝히는 기자 간담회에서 밝힌 ‘자산운용 철학’이다.

이 회사는 최근 홍콩의 투자관련 전문지 아시안 인베스터(Asian Investor)로부터 2004년 한국 최우수 운용사로 선정됐다.

작년 4월 영업을 시작해 한 달 만에 수탁고 1조를 돌파한 뒤 현재 굴리는 자금 규모가 5조원대에 이른다.

바체비치 사장은 “작년 초 수익률이 높았던 SK글로벌 채권 매입을 거부하는 등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고객 자산을 안전하게 굴리는 데 신경을 썼다”고 성과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주주사인 농협의 자산 및 판매 지원, 프랑스 크레디 아그리콜(Credit Agricole)의 리스크 관리시스템이나 자산운용 철학도 성과를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자평했다.

바체비치 사장은 농협 자금을 받아 쉽게 수탁고를 올린 것 아니냐는 질문에 “농협은 지점을 통해 상품을 팔아준다는 점만 빼면 운용성과를 냉정하게 따지는 고객의 하나일 뿐”이라고 답변했다.

최근의 주가 폭락에 대해서는 “치솟는 주가를 쳐다보기만 했던 국내 투자자들이 주식투자에 나설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미국의 대선 등을 앞두고 있어 증시 침체가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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