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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5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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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대우종합기계와 대우조선해양의 전신인 대우중공업에 들어간 공적자금은 2조9000억원에 이른다. 부실화의 부담을 국민에게 떠안긴 기업을, 부실화에 공동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내부자’인 노조가 인수한다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또 노조측은 우리사주를 담보로 돈을 빌려 인수자금을 마련한다는데, 이런 노조에 의해 책임경영과 기업 정상화가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정부가 말해 왔듯이 ‘높은 가격에 팔아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함으로써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부실기업 민영화의 핵심 원칙이다. 그런데 민노당 주문대로 노조에 인수 우선권을 주거나 노조의 능력을 감안해 일부 지분만 매각한다면 헐값 매각에다 민영화 자체의 실효성(實效性)까지 잃기 쉽다. 또 이번에 ‘노조 배려 논리’가 먹히면 다른 기업들의 구조조정도 암초에 부닥칠 것이다.
더 크게 보면 국제입찰 원칙이 붕괴돼 정부 정책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질 것이 뻔하다. 어떤 국내외 자본이 ‘특혜받는 노조’를 상대로 기업 인수경쟁을 벌이려 하겠는가.
결국 매각 대상 기업의 가치가 곤두박질치고 그 파장이 한 기업 차원을 넘어서서 우리 경제 전반에 악재로 확산될 것이다. 시장원칙과 글로벌스탠더드를 중시한다는 백번의 말보다 이런 구체적 사안에 대한 정책 선택이 경제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정부는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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